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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계좌신고현황 - '꼴랑' 11조4천억원 : 신고안해도 국세청이 찾아낸다


재벌 총수·연예인 많이 사는 용산이 23건으로 최다 신고… 강남이 21건으로 뒤이어
신고하지 않은 사람들 중 탈루혐의 확인 된 38명에 국세청, 세무조사 나서

우리나라 부자들 가운데 해외에 10억원 이상을 맡긴 계좌를 파악해보니 평균 46억원을 예치했으며, 기업 오너와 인기 연예인이 많이 사는 서울 용산구 거주자가 해외계좌를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본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9/01/2011090100280.html?news_Head2

31일 국세청이 발표한 해외금융계좌 신고현황을 보면, 작년 한 해 동안 해외계좌 잔액이 하루라도 10억원 이상인 적이 있다고 신고한 납세자는 개인 211명, 법인 314개 등 총 525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보유한 해외계좌는 5231개였으며, 총신고금액은 11조4819억원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해외에 금융자산을 숨겨두고 세금을 내지 않는 역외(域外) 탈세를 막기 위해 지난 6월 한 달 동안 해외금융계좌에 대한 자진신고를 처음으로 받았다. 하지만 이 기간에 해외금융계좌를 신고한 납세자는 대부분 국세청이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이며, 추가로 신고한 사람은 10명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해외 계좌에 거액을 맡기고도 신고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제도를 추진하는 한편, 재산을 해외 계좌에 숨겨놓고 이번에 신고하지 않은 38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강남보다 용산이 더 많았다

해외계좌를 신고한 사람(개인)들을 거주지별로 살펴보면, 서울의 용산세무서 관할에서 23건, 금액으로는 1773억원이 신고돼 전국에서 해외계좌 신고건수와 신고금액이 가장 많았다. 용산세무서 관할인 한남동·이촌동에는 재벌 총수와 연예인들이 많이 산다. 이어 압구정동·청담동·논현동 등을 관할하는 강남세무서에 21건이 신고됐고, 삼성·대치·개포동을 관할하는 삼성세무서에 19건이 신고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개인 신고자 중에는 재벌 총수와 인기 연예인, 해외 스포츠 스타 등이 포함돼 있다"며 "납세자 비밀보호 규정이 있어 명단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1인당 평균 3.6개 해외계좌에, 총 46억원씩을 예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한 사람이 35개의 해외 계좌를 가진 경우도 있었고, 신고금액으로 따지면 최고액이 601억원이었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해외계좌가 있는 나라별로 보면, 미국 계좌가 가장 많았으며 408개 계좌에 총 4973억원이 예치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다음이 캐나다 68개, 일본 63개, 홍콩 59개, 싱가포르 48개 순이었다. 신고된 금액은 미국에 이어 싱가포르(1509억원)가 두 번째로 많았다. 국세청은 "미국과 캐나다, 일본에는 유학생들이 많아 해외계좌 수가 많은 것으로 보이며, 홍콩과 싱가포르는 이자소득세가 없거나 낮아서 부자들이 금융계좌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예금주 비밀보호를 잘 해주기로 유명한 스위스의 경우, 개인 2명이 2개 계좌에 70억원이 있다고 신고했고, 법인은 5개 기업이 9개 스위스 계좌에 1000억원을 예치한 것으로 신고했다고 국세청은 밝혔다.

법인의 경우엔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연합에 405개 계좌가 신고돼 가장 많았는데, 이는 중동 지역에 진출한 건설사들이 금융 중심지인 두바이 소재 은행에 계좌를 트고 거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어 중소업체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389개)과 중국(364개)에 법인들의 해외계좌가 많았다.

38명 세무조사 착수

국세청은 이번에 신고하지 않은 납세자 가운데 기업 비자금과 국내 재산을 해외로 옮겨놓은 법인사업자 24명과 개인 14명 등 탈루혐의자 38명에 대해 지난 30일 고강도 세무조사에 나섰다.

한 금형 업체 사장은 조세피난처인 영국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세워놓고 자신의 해외공장 지분을 페이퍼컴퍼니로 옮긴 뒤 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은 채, 여기서 얻은 소득을 차명으로 국내로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이 회사가 지난 5년간 탈루한 소득이 1200억원쯤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에 대기업은 포함돼 있지 않고 대부분 중소업체와 자영업자,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라고 국세청은 밝혔다. 국세청은 올 상반기에도 권혁 시도상선 회장을 포함해 역외탈세 혐의자 87명을 세무조사해 6365억원을 추징했다.

이번 해외계좌 자진신고 기간에 국세청의 안내문을 받은 개인은 2000여명이다. 하지만 그중 211명만 신고를 했다. 이에 국세청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100억원 이상의 거액 해외금융계좌를 보유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3년 이하 징역이나 미신고금액의 20%를 벌금으로 물리는 형사 처벌을 하는 등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를 보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