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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진화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덕목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관계와 서로 간의 ‘믿음’으로 더 정확한 정보를 검색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 새로운 움직임이 바로 ‘소셜 웹(Social Web)’이다.

○ 인터넷의 진화

지금까지 성공한 인터넷 기업들은 정교한 수학 프로그램을 이용해 순식간에 정확한 검색 결과를 찾아내는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었다. 미국의 구글 같은 회사가 대표적이다. 한국도 NHN 검색 포털 ‘네이버’가 정보를 잘 찾아내는 기술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검색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른바 ‘웹 2.0’이라 불리며 각광을 받았던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하지만 정보량이 많아지면서 ‘옥석’을 가리기 어려워 고민에 빠졌다. 예를 들어 네이버 검색 창에서 ‘요즘 재미있는 영화’를 치면 불특정 다수의 누리꾼이 ‘지식iN’이라는 코너에 답한 결과가 가장 먼저 검색된다. 이것은 영화사 마케팅팀이 누리꾼을 가장해 답한 것일 수도 있고, 질문한 사람과 취향이 전혀 다른 사람의 답일 수도 있다. 네이버는 검색 결과를 수학적, 통계적 방식으로 찾아낸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정보와 많이 클릭하는 정보가 더 중요한 정보라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요즘 재미있는 영화’와 같은 정보를 얻으려면 다수의 의견보다는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친구의 의견을 더 신뢰한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면서 출발하는 것이 소셜 웹의 원리다.

한국에서 이 정보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기업은 SK커뮤니케이션즈다. ‘싸이월드’와 ‘네이트온’ 같은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모두 사람 사이 ‘관계’에 기반한 서비스다.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에 약 3000만 명이 가입되어 있다. 전 국민 인맥 정보가 저장돼 있는 셈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1촌들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어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검색해 ‘요즘 재미있는 영화’라는 질문에 ‘1촌들이 재미있게 본 영화’를 찾아 주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개편할 계획이다. 이런 식으로 정보를 찾으면 영화사 마케팅팀이 끼어들 여지도 줄고, 취향이 비슷한 친구들의 관심사를 반영하면 정보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진다.


○ 실시간의 관계망

소셜 웹의 가능성을 본 다른 인터넷 기업들도 최근 인수합병이나 신기술 개발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NHN은 올해 초 ‘미투데이’라는 작은 벤처기업을 인수했다. 미투데이는 150자 이내의 짧은 글을 써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서비스로, 2007년 창업 이래 2년 동안 돈을 한 푼도 벌지 못한 회사다. 그러나 NHN은 인수비용으로 22억4000만 원을 썼다. 업계에서는 ‘실시간 관심사’를 파악하기 위한 NHN의 전략이라고 해석한다. 예를 들어 어제 먹고 싶어 했던 음식과 오늘 먹고 싶은 음식은 다르다. 이런 시차를 고려해 실시간 관심사에 따른 광고를 할 수 있다면 광고효과는 배가된다. 실시간 관심사를 파악하는 데는 미투데이나 미국 트위터와 같은 서비스가 제격이다. 사용자들이 150자 이내의 짧은 문장을 하루에도 수차례씩 주고받으며 관심사를 나누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대화 내용이 사람들에게 공개된다.

○ ‘신뢰’가 만드는 수익 모델

소셜 웹에서는 ‘신뢰’가 수익의 원천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 싸이월드에 ‘투멤’(오늘의 멤버, Today's Member)이라는 코너가 있다. 남녀 패션 스타일리스트를 소개하는 코너인데, 이곳에 소개된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패션 액세서리 등은 판매에 영향을 미친다.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어디서 어떻게 옷이나 장신구를 샀는지 설명하므로 보는 사람에게 신뢰감을 주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향후 쇼핑몰 업체와 제휴해 싸이월드 인맥을 이용하도록 할 계획인데, 잘 아는 친구가 추천한 상품이라면 신뢰한다는 소비자들의 마인드를 파고든 것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 같은 관계망 서비스의 ‘신뢰’를 제공하는 대가로 쇼핑몰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무선인터넷의 발전도 소셜 웹을 더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SK텔레콤과 함께 이런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계획이다. 싸이월드의 1촌과 네이트온의 버디가 SK텔레콤 휴대전화 속에서 서로 연결되면 친구들이 즐겨 찾는 커피숍, 좋아하는 서점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도 등장할 수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 서비스기획실 안진혁 실장은 “소셜 웹의 경쟁력은 실제 생활에서 사람들이 맺고 있는 실명과 친분에 기반한 끈끈한 인간관계”라며 “검색되지도, 검색될 수도 없는 이런 정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셜 웹(Social Web):

웹상에서 누리꾼들이 서로 사귀고 의견을 나누는 것을 통칭하는 단어. 싸이월드나 페이스북과 같이 ‘관계 중심’ 사이트와 사진 공유 사이트 ‘플리커’처럼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취미 중심’ 사이트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웹상 교류와 커뮤니티를 구현하는 데 이용되는 웹 2.0 기술을 일컫기도 한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페이스북 사용자 수 2억명
인맥관리 링크드인도 인기▼

■ ‘소셜 웹’ 해외에선

“150억 달러(약 18조6000억 원).”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산정한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페이스북’의 가치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상장도 하지 않았고 이익도 내지 못하는 페이스북의 지분 1.6%를 매입하며 2억4000만 달러를 지불했다. 검색 사이트인 구글도 지분 투자를 하려고 했으나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리며 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인수전에서 패배했던 일대 ‘사건’이었다.

구글은 전 세계 웹상의 정보들을 모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검색을 이용하는 이용자에 관해선 아는 바가 많지 않다. 반면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의 기분과 생각은 물론이고 관심사, 인간관계까지 파악할 수 있다. 결국은 웹상의 정보 수집에서 웹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관한 ‘살아 움직이는 정보’ 수집으로 인터넷의 패권이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2004년 하버드대 학생이었던 마크 주커버그가 만들었다. 초기 모델은 대학 신입생들의 사진첩을 온라인으로 옮겨온 버전이었다. 하버드대 학생만을 위해 만들어졌던 사이트가 인근 대학교 학생들도 이용하게 되고 고교생들까지 회원 가입을 하게 되면서 올해 사용자가 2억 명을 넘어섰다. 2억 명은 전 세계 누리꾼의 5분의 1에 이르는 수치다. 페이스북은 웹상의 좀 더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관계’에 중점을 둔 공간으로 변모해 나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사용해 유명해진 트위터는 웹상의 관계를 ‘실시간’화해 준 단문 블로그의 일종이다. 자신이 뭘 하는지를 올리면 자신을 따르는 친구들(폴로어·follower)에게 그 내용이 문자 메시지로 전달되고 친구들은 내용에 대해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댓글로 달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외에도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 구글이 만든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인 오쿠트, 인맥 관리 사이트인 링크드인 등도 대표적인 소셜 웹 사이트로 분류된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 동아일보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