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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원정화: 공기업간부 채팅유혹 북한 여간첩 검거

공기업 간부를 유혹해 정보수집 활동을 하다 공안당국에 적발된 북한의 여성 공작원 김모(36)씨는 여러 면에서 ‘선배 여간첩’ 원정화(36)와 닮은 이력과 행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본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5/23/2010052300887.html?Dep1=news&Dep2=headline1&Dep3=h1_02

23일 공안당국에 따르면 김씨는 교도대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제약공장 약제사로 근무하다 1990년대 중후반 가뭄과 홍수로 극심한 식량난이 빚어진 일명 ‘고난의 행군’ 시기에 여러 지역을 오가며 장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김씨는 1997년 7월 장사를 하려고 열차를 이용해 청진으로 가던 도중 조선노동당 당원증을 잃어버리면서 어쩔 수 없이 간첩 활동에 투신하게 됐다.

북한에서 당원증 분실은 ‘당에 대한 충성심이 없다’는 것을 의미해 원칙적으로 중한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국가안전보위부 공작원으로 일하면 책임을 면하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던 것.

이는 원정화가 북한에서 아연 5t을 훔쳤다가 절도 범죄를 무마하는 과정에서 역시 보위부 공작원으로 발탁된 것과 유사한 대목이다.

또 김씨의 부친이 북한 인민군 장교와 초급 당비서까지 지낸 ‘엘리트 계층’이었다는 점도 남파 도중 살해된 북한 특수공작원을 아버지로 둔 원정화의 사례와 비슷하다.

중국으로 밀입국해 조선족 또는 현지 소수민족으로 위장한 김씨는 인터넷 메신저와 화상채팅을 활용해 남한의 대학생, 서울메트로 간부, 여행사 직원 등과 온라인 교제를 하며 정보 수집에 몰두했다.

특히 서울메트로 간부까지 지낸 오모(52)씨의 경우 중국 후난(湖南)성 장자제(張家界) 관광과 현지 여행사업 알선을 미끼로 2006년 중국으로 불러 사실상 동거에 들어가는 등 서울 지하철 관련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앞서 원정화 역시 위장탈북해 국내로 들어온 뒤 2005∼2006년 군 장교들과 교제하면서 성(性)을 무기로 군사기밀과 탈북자 정보를 빼내는 등 남성을 유혹해 첩보활동을 벌인 바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검찰 관계자는 “김씨와 원정화는 똑같이 북한 보위부에서 내려보낸 여간첩으로 직위나 나이뿐 아니라 간첩활동의 수법까지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