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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사 언론분석]'기사는 똑 같으니 볼 것도 없고 - 편집국장들은 전두환찬가'[신군부 문건]


광주항쟁 직전 일부 언론사 편집국장들이 전두환을 만난뒤 전두환칭찬일색의 평가를 했으며 보안사는 만찬관련 보도분석을 통해 '기사는 모두 똑같아서 볼 필요도 없고 제목만 비교한다'는 언론으로서는 '부끄러운'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5월 항쟁이 일어나기 직전인 1980년 4월 28일, 전두환은 언론사 편집국장을 초청해 만찬을 베풀었으며 이틀뒤인 4월 30일 보안사는 '사령관님 언론사 편집국장 만찬반응보고'라는 문건을 통해 언론인들의 부끄러운 전두환찬가를 낱낱이 적고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다음날인 1979년 10월 27일 발포된 계엄령은 광주민주화항쟁등으로 실제 1981년 1월 25일 해제되지만 신군부는 미리 '김치국을 마시고' 1980년 4월말 이른바 해엄(계엄령 해제)를 앞두고 언론과의 우호적 관계조성에 나섰던 모양입니다
 
노무현정권당시 과거사 진상규명차원에서 정부 각 부처가 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들었고 보안사가 작성했던 이 문건은 지난 2007년 국방부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의 '신군부 언론통제' 조사과정에서 그 존재가 드러나게 됩니다 

신군부의 언론통제조사에 대한 발표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이 발표됐으나 '언론의 부끄러운 부분'인지라 언론에서는 별로 다뤄지지 않았습니다만 문서원본을 알리려 합니다 

이 문건은 -종합평가, -개별반응보고로 나눠진 5쪽 분량의 '사령관님 언론사 편집국장 만찬반응보고'와 각사의 보도성향을 자세하게 보고한 5쪽 분량의 '간담회 보도성향 분석및 언론계 반응'등 2개 문건으로 모두 10쪽 분량입니다

첫번째 문서 종합평가 부문에서는 '술과 가무를 겸한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사령관님과 무언의 다짐을 했다, 새시대 새역사
창조를 위한 좋은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기쁨과 괴로움을 같이 나누자고 제언함으로써 언론인들을 피와 정으로 묶어 놓으셨다' 고 기록돼 있습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개별반응보고에서는 만찬참석자들의 소속사와 이름을 적은뒤 그들의 반응을 전했습니다
물론 이 반응은 보안사에서 보고한 내용이므로 실제로 만찬참석 당사자는 이같은 평가를 부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적 문서를 공개한다는 의미에서 보고서 원문과 함께 읽기 쉽게 그대로 전재합니다 

일부 편집보도책임자는 '사령관 노래를 들을 정도로 분위기 좋다 앞으로도 이런 계기를 만들어 정부홍보를 해라'
'장군이라기 보다 정치가로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격려의 뜻이 있다' '치하해 주셨다' 등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돼 있습니다
 
우리 누구라도 막상 이자리에 섰을때 어떤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 장담하기 힘들 것입니다
이들 책임자들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이 있었을 것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면면을 살펴보건데 이중 일부는 후일 국회의원 명단에서 발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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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일보 아무개 : 사령관님께 동아일보에 몸담고 있지만 자신도 국가관과 시국관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릴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사고의 폭을 좁혔으며 사령관님과 대화하는 가운데 개혁주도세력의 강한 의지력을 엿볼 수 있었다

OO일보 아무개 : 금번 사령관님의 초청 만찬은 계엄기간동안의 언론계 편집국장들의 어려움을 한께번에 풀어주셨으며 언론인이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일깨워 주셨다

O 타임스 아무개 :솔직히 말해 각서제출후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으나 작일 만찬으로 서로 오해를 풀었으며 우리 모두가 국가를 위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향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K 방송 아무개 : 작일 만찬은 전혀 공식석상이라는 억암감이 벗이 사령관님의 노래를 들을 정도로 좋은 분위기였으며 앞으로 이러한 계기를 마련하여 정부홍보방향을 제시한다면 더육 효과적일 것이다 

OO 경제 아무개 : 특수지를 제작하는 자신의 입장에서 보안사령관님을 가깝게 대면하여 의사교환을 할 수 있는 계기를 가져 영광으로 생각한다 평소 사령관님의 인품을 들어 알고 있었으나 이번에 뵈니 군장성이라기보다 노련한 정치가다운 인상이 풍기고 마음속으로 존경하지 않을수 없었다

M 방송 아무개 : 만찬을 통하여 특별히 당부말씀이나 주문은 없었으나 앞으로 더욱 잘해달라는 격려의 뜻이 있는 자리였다 모처럼 언론인끼리 허심탄회한 분위기속에서 부담없이 즐긴 인상깊은 시간이었다 

OO 신문 아무개 : 사령관님께서 귀중한 시간을 할애하여 계엄기간중 언론의 협조를 치하해 주셨으나 그분의 진심은 오직 언론인의 자세가 국익에 우선해 주도록 당부하는 뜻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사명감을 갖고 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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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님 편집국장 만찬
두번째 문서 보도성향 분석에서는 무엇보다도 '기사는 모두 똑같아서 볼 필요도 없고 제목만 비교한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문서원문에는 '단 기사내용은 각사 동일함'이라고 기재된 이 11 음절의 단어가 바로 이 당시의 언론상황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인 것 같습니다 이는 신군부의 정권찬탈과정에서 사회전반에 전개된 폭압적 상황을 엿볼수 있는 말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언론의 기회주의적 속성을 가장 잘 설명한다 할 것입니다 

기사내용은 각사 동일함으로 제껴 놓고 다른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7개 신문의 게재상황, 과연 몇단 크기로 났느냐를 비교했습니다
서울신문이 9단 톱으로 보도, 1등을 차지했고, 나머지 6개신문 모두 8단 톱으로 게재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제목으로 살펴본 부각사항[단 기사내용은 각사 동일함] 에서는 제목을 비교하교 있습니다

대부분의 신문이 '중앙정보부 축소개편'이라는 주제하에 중정 축소개편등 신군부 홍보사항을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그러나 극히 일부신문은 '중정부장 겸직''신당설'등 신군부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운 내용을 제목으로 처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각 신문사 비교에 있어, 동아 - 중앙 - 조선의 순으로 기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나다순도 아니고 이건 과연 어떤 순서일까요,
또 왜 신문사만 해도 중앙일간지만 7개사인데 왜 일부 편집국장의 반응만 실렸을까요
풀리지 않는 궁금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