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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위기설 증권가서 회자 - 뉴시스

LG전자의 부진이 심상찮다. 최근 LG전자의 '위기설'이 관련업계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액 14조5000억 원, 영업이익 3000억 원 안팎의 경영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본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6/27/2010062700565.html?Dep1=news&Dep2=headline2&Dep3=h2_08

이는 전기(매출액 13조6998억 원, 영업이익 5294억 원)는 물론 전년 동기(매출액 14조9549억 원, 영업이익 1조2992억 원) 대비로도 대폭 떨어진 수치다. 영업이익률이 대폭 떨어지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기로에 선 휴대폰 사업 주력 사업인 TV와 휴대폰 부문의 부진은 뼈아프다.

증권가에 따르면 휴대전화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2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서 조차 스마트폰에 대한 LG전자의 더딘 대응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운영체제(OS)와 소프트웨어 전략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 큰 문제다.

IT업계에는 "OS를 잡는 이가 업계를 장악한다"는 통설이 있다. 모바일 생태계 구축 경쟁에 혈안이 된 구글과 애플, PC OS에 이어 모바일 OS까지 넘보는 마이크로소프트, 뒤늦게 '바다' 플랫폼을 구축한 삼성전자 등의 전략도 이 같은 통설과 같은 맥락이다. OS를 장악하면 소프트웨어는 자연 따라오게 되는 구조도 만들어진다.

안승권 MC사업본부장 사장은 "독자 OS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향후 LG전자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 의존하는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업체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안으로는 삼성전자 갤럭시S나 애플 아이폰4에 대응할 만한 전략 스마트폰 출시 계획도 없는 상황이다.

올해 4분기 초께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OS 윈도7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었데, 현재 그 시제품을 받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안드로이드보다 더 무거운 느낌"이라는 반응 일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계획마저도 현재 갤럭시S와 아이폰4 등 대형 제품 때문에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부재 탓에 그간 캐시카우였던 북미 및 유럽시장에서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한 관련업계 전문가는 "세계 유수의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에 우선 비중을 두고 있다"며 "LG전자의 스마트폰 라인업이 아직은 빈약하며 그 탓에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TV 사업 역시 1%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유로화 약세에 따른 부진이다.

2007년 1분기 유럽 TV 시장에서 9.2%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LG전자는 올해 1분기(20.9%) 대대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그 대금을 유로로 받는 LG전자는 유로화 약세의 직격탄을 맞은 꼴이 됐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북미 및 기타 신흥시장에서의 판매증가가 유럽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는 휴대폰 사업과 같은 구조적인 위험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유럽발 재정위기의 경우 예상치 못했던 돌발 변수였던 까닭에 LG전자에게는 당혹스럽게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 능력 도마 위에

지난 24~25일 이틀간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는 LG전자에 대한 컨센서스미팅이 진행됐다. 컨센서스 미팅은 구본무 LG 회장과 LG전자, LG화학, 통합LG텔레콤, LG상사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 및 사업본부장들이 만나 각 사의 사업전략을 합의·결정하는 LG그룹 특유의 전략회의다.

6월 미팅에서는 통상 중장기 전략을 짜지만, 이날은 세부 사업전략까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전례가 없을 정도의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몇 달 전부터는 관련업계에는 구조조정설과 경영진 퇴임설이 나돌고 있다. 복수의 LG 관계자들은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일축하지만, 이 같은 부진이 이어질 경우 여러 설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이 같은 부진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예전과 다르게 시장을 선도하려는 업체들이 많다는 점을 거론한다.

김영우 HMC 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경우 패스트 팔로우어(fast follower, 2등 업체가 1등 업체를 빠르게 뒤쫓는 전략) 전략으로 효과를 봤지만, 이젠 그 마저도 쉽지 않다"며 "애플, 구글, 삼성전자 등 선도 업체들이 많아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바다 플랫폼을 재빨리 내놓고, 이를 강화하기 위해 티맥스코어를 인수하는 등 OS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아직은 일부 패스트 팔로우어 전략에 기대고 있다"며 "하지만 LG전자는 아직 그것을 따라잡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