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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규, '내가 다 까면 국정운영 안된다' - 다 까라 빨리 다 까라

김준규 전 검찰총장이 총장 재임 시절 이국철SLS 회장과 만난 일에 대해 '만났지만 정보 수집 등 총장 업무수행의 일환'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원본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2/16/2011121600075.html?news_Head1 

그는 15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문환철(42·구속·대영로직스 대표)씨의 소개로 (올해 초) 총장 재임 시절 이국철(49·구속기소) SLS 회장을 만난 일이 있지만, (이 회장에 대한) 1심 재판이 끝난 이후"라고 말했다.

김 전 총장은 "문씨가 '이 회장이 (2009년 창원지검의) SLS 수사에 대해 너무 억울해하는데 그것만 좀 풀어주시죠'라고 해서 만났다"면서 "(창원지검 수사에 대한) 1심 재판 중일 때도 만나자는 연락이 왔으나 거절했고, 검사는 1심이 끝나면 (재판이) 끝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장은 이어 "SLS 수사 배경에 대해 이씨가 음모론적 생각을 하고 스토리를 만든다는 후담(後談·뒷말)이 돌았는데 정보 판단을 정확히 하기 위해 그 스토리를 들어본 것"이라며 "자기네(이 회장) 입장에선 로비겠지만 우리쪽(김 전 총장)에서 볼 때는 민원인데 그걸 가지고 (언론이) 몰아세우면 내가 너무…(감정이) 올라온다"고 했다.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잘못된 말들이 나도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회장을 만난 것인데, 로비를 받은 것처럼 몰아세우면 억울하다는 것이다.

김 전 총장은 "내가 나쁜 일 했다면 비난받아야 하지만 만난 거 가지고 비난하면…내가 열 받아서 (총장 때 일) 다 까버리면 국정운영 안 되겠다. 총장이 페이퍼로 된 보고서만 보고 있어야 하나"라고도 했다. 김 전 총장은 문씨와의 관계에 대해선 "고검장 시절 집안 사람의 소개로 처음 알게 됐다"며 "자기 먹고 살 건 벌고 동대문 시장 쪽에서 사업하는 착한 청년사업가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김 전 총장의 해명은 한마디로 이 회장과 만난 것은 총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며, 문씨가 '브로커'라는 사실은 몰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 내에서도 김 전 총장의 이 같은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검의 차장급 검사는 "검사윤리강령에 '검사는 자신이 취급하는 사건의 관계인과 사적으로 접촉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는데 검찰의 모든 수사를 지휘하는 총장이 이 회장을 만난 것 자체가 사실상 검사윤리강령을 어긴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검찰청의 한 간부는 "검사나 판사와의 만남을 주선해 주겠다면서 돈을 받는 게 전형적인 사건 브로커들의 행태 아니냐"며 "일선 검사들에겐 '처신에 주의하라'고 해놓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