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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락 사찰파일-잘라라 날려라 파라 조져라 : 펌

검찰이 압수한 진경락(45·구속)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총괄과장의 외장하드에는 사찰 대상으로 공공기관장·공무원 여러 명이 거론돼 있다. 이들을 '감찰'하는 것은 지원관실의 합법적 업무에 속한다. 하지만 실제론 감찰이 아니라 불법적인 '표적 사찰'이라는 점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진씨 등 민간인 사찰 주도 세력들이 지원관실 직원들을 '사병(私兵)'처럼 부리면서 자기네 마음에 들지 않는 공직자들을 미행하고 약점을 캐냈다는 증거다.

◇'따라붙어서 잘라라' '확실히 조져라'

2009년 5월 28일 작성된 파일에는 강계두(58) 전 대덕연구개발특구 지원본부 이사장(현 광주광역시 부시장)과 김정배(72)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등장한다.

원본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5/15/2012051500187.html

강 전 이사장에 대해서는 '광주일고, 전 재경부 국고국장 출신, 인사에서 호남과 고려대만 죽어라 챙긴다고 한다'고 되어 있고, '따라붙어서 잘라라'라는 진 과장의 지시가 적혀 있다.

김정배 원장은 '채용 과정에서 후배인 △△△를 계속 밀면서 1차에서 떨어진 놈을 다시 2차 재심에 붙이고, 교수협의회 반발에도 무릅쓰고 자기가 미는 사람을 관철하려 한다'면서 역시 '따라붙어서 잘라라'라고 지시한다. 이 파일은 이름도 '오더(명령)'로 돼 있다.

앞선 4월 14일 작성된 '내 할 일'이라는 파일에는 우제창(58) 전 한국학술진흥재단 사무총장이 사찰 대상으로 등장하는데, '목포대 파가지고 확실히 정리 要(요)'라고 돼 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4월 사무총장에 임명된 우 전 총장은 2009년 3월 물러났다.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공공기관장에서 물러나지 않고 버틴 이른바 '노무현의 대못'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는 물러났지만 지원관실은 그가 교수로 재직하는 목포대를 '사찰'해서라도 그에게 끝까지 보복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직업능력개발원장이던 권대봉 고려대 교수에 대해서는 4월 14일 파일에 'EH는 확실히 조지라는 메시지'라고 돼 있다. 검찰은 EH가 이영호 전 비서관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날릴 수 있도록, 내가 한번 워닝 정도는…'

진경락 파일에는 2009년 당시 현직 공무원들도 등장한다. 1월 21일 작성된 '해야 할 일 12'에는 '여성부 기조실장 김태석:날릴 수 있도록, 내가 한번 워닝(경고) 정도 제안'이라고 씌어 있다.

4급 과장에 불과한 진 과장이 1급 고위 공직자에게 '워닝'을 할 만큼 지원관실이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음을 시사한다. 검찰은 진 과장이 제안 또는 건의하는 대상은 박영준 당시 총리실 국무차장이거나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라고 보고 있다.

이 파일에는 '1급 중 꼭 날려야 할 사람'으로 당시 정승 농림부 식품산업본부장을 지목하고 있다. 그는 농식품부 내에서 특정 지역 인맥의 대표주자로 불리던 사람이다.

노대래(56) 당시 기재부 차관보(현 방위사업청장)에 대해서는 '거만, 경제단체와 엘지, 삼성, 포스코 임원 깨. 복수노조, 전임자 노동부에서 손 뗐다. 이제 경제라인이 한다. 노사 합의하라고 종용하지 마라'로 적고 있다. 10월 14일 파일이다.

당시는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도입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정부 간 갈등이 심할 때였다. 노 차관보가 이 문제에서 노동부를 배제하자 노동부 출신이 주축인 지원관실이 그에게 앙갚음을 하려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영호 전 비서관은 노동계 출신이고, 진경락씨도 노동부 공무원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