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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ETRI등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세계 휴대폰업체 상대 특허소송전 - 이데일리 펌


`CDMA`의 교훈..3G 원천기술 개발, 국제표준 선점 결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전 세계 휴대폰업체를 상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특허 소송전을 펼치게 된 것은 첨단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수년간의 노력을 경주해온 성과물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선진국들의 특허공세에 시달려 온 우리가 정보통신(IT) 강국의 기술적 지위를 사실상 처음으로 전세계에 각인시킨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 ETRI, 7가지 특허에 대해 소송.."3G 휴대폰 필수기술"

ETRI가 이번에 특허를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기술은 3세대 이동통신인 WCDMA와 CDMA-2000 관련 7개 특허다.

ETRI가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다중채널을 위한 직교복소확산방법 및 그 장치(기술명: OCQPSK) ▲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에서 상향공통채널의 임의접속장치 및 방법(AiSMA) ▲CDMA 시스템에서의 동기식 이중채널 변복조 장치 및 그 방법(QPSK) 등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이 특허는 지난 2000년 확립된 3세대 이동통신 관련한 국제표준에 채택된 것으로, ETRI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들이다. 미국에서도 1999년에서 2003년에 걸쳐 각각 특허로 등록 해뒀다.

3세대 이동통신 휴대전화는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단점이 있는데, 이들 기술을 사용할 경우 전력소모량을 크게 줄여 배터리의 사용시간을 대폭 연장할 수 있다.

ETRI 관계자는 "이들 기술은 국제표준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모든 3세대 휴대폰을 만드는 업체들은 ETRI의 기술을 피해 가기 어렵다"며 "대부분의 휴대폰 업체들이 특허침해 대상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 CDMA 서러움의 교훈.."원천특허 확보 결실"

ETRI가 특허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공교롭게도 CDMA의 교훈 때문이라는 평가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 관련 정부출연 연구소인 ETRI는 지난 1991년 미국 퀄컴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을 도입해 1996년 1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방식의 CDMA 이동전화 상용화에 성공, `IT강국 한국`을 세계에 알렸다.

하지만 정작 단물은 퀄컴이 가져갔다. CDMA 상용화 성공으로 원천기술을 보유한 퀄컴이 세계 휴대폰업체로부터 막대한 로열티를 챙기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독자적인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느낀 ETRI는 CDMA 기술을 발전시킨 CDMA-2000과 유럽에서 사용하던 GSM 방식을 3세대로 기술로 진화시킨 WCDMA 부문에서 독자적 기술력을 확보하게 된다.

ETRI 관계자는 "CDMA 상용화 이후 막대한 로열티를 퀄컴이 독식하는 것을 보고, 독자적인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며 "이제 3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한국이 상당한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CDMA 기술개발로 10년간 받아온 기술료 총액은 3000억원이지만, 3세대 이동통신의 경우 이번 소송으로 최대 1조원의 로열티 수입이 가능하다"며 "앞으로는 더욱 공격적인 특허경영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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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안승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