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무부 비밀전문

CIA, 1974년초 박정희정권 단명 전망 - '정책보다 박정희 자체에 비판집중' - 미국무부 공개문서

미 중앙정보국은 유신헌법선포이후인 1974년초 '박정희 정권이 단명할 것'이라는 잘못된 예측을 했던 것으로 미국무부가 공개한 미국 국제관계문서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2011/11/01 - [미국무부 비밀전문] - 하비브대사, 박정희정권 원색적 비난 '김대중납치는 어리섞은 정부의 폭력행위' - 미국무부 38년만에 공개

1974년 2월 1일 CIA가 작성한 '한국, 박정희 계속 집권이 가능한가'[South Korea: Can Pak Hold On?]라는 정보메모[INTELLIGENCE MEMORANDUM]에서 이시기 학생과 지식인등의 항거가 특정정책이 아니라 박정희대통령 자신과 그가 만든 정부형태[유신체제]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당근과 채찍에 의한 박정희의 통치술이 먹혀들수도 있겠지만 반대세력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CIA는 이문서에서 '박정희대통령이 최근 3개월여동안 1972년 제정된 유신헌법에 따른 권위적 체제를 해체하라는 공격에 시달려왔다'면서'이같은 공격은 지난 1960년대 중반보다는 미약하지만 3가지 이유에서 박정희의 리더쉽에는 더욱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CIA는 이시기 학생과 지식인들의 항거가 지난 60년대보다도 더 박정권에 더욱 위협적인 이유는 첫째 비판이 박정권의 특정정책이 아니라 박정희 본인과 그가 수립한 정부형태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둘째로는 박정희 통치하에서 정치적, 경제적 불만을 표명하는 학생, 지식인, 목회자, 정치인등이 처음으로 심각할 정도로 늘어났다, 세째로는 비판세력을 통제하는 전통적 방식의 효율성이 사라지는 시점에서 항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리하자면 박정희대통령의 비판세력에 대한 통제방식이 안 먹혀들어가는 시점에서 심각할 정도로 많은 한국국민들이 박정희대통령과 유신헌법에 대해 저항하고 있으므로 60년대보다 더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대통령은 당근과 채찍을 섞어 사용하면서 비판세력을 회유하거나 고립시키는 방법에 의지해 왔으며 비판세력이 광범위하지만 고도로 조직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그의 노력은 단기적으로는 아마도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습니다   

CIA는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정권의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에 대한 분노는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고 전했습니다

박대통령은 최근 동아시아 곳곳에서 발생하는 [봉기] 불꽃이 서울의 학생들에게 불길을 당기지 않도록 방지하려고 할 것이지만 정치적 안전장치가 결여된 현대화돼가는 [한국]사회에서 심각한 정치적 불안정의 상존할 것이며 박정권은 강압통치를 무기한 지속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무부는 지난 3월 웹사이트에 2009년 비밀해제된 이 전문을 소개하면서 전문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했습니다

'CIA는 박정희 정권은 단기간 권력을 유지하겠지만 반대세력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The authors predicted that Park’s regime would remain in power in the short run, but domestic opposition to it would grow.]

그러나 이 전문 보고뒤에도 박정희정권은 5년9개월이나 더 지속된 점을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CIA의 예측은 어긋나고 말았으며 결국 박정희정권의 정권유지능력을 과소평가한 셈입니다

이문서는 지난 1974년 1월 19일 헨리 키신저 국무부장관겸 대통령안보좌관을 대신해 스코크로프트박사가 CIA에 한국의 정치상황과 향후 2-3개월에 대한 전망[닉슨 NSC파일 박스 544, 한국편 7권에 편철]을 요구한데 따라 작성된 것입니다

========================================================================================================
CIA, 74년초 박정희정권 단명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