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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파이프회사와 항공기 계약 -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최근 기상청 안팎에서는 기상청의 특정 학맥(學脈)이나 인맥(人脈)을 통해 기상 장비 도입이 부당하게 이뤄지고 있다거나, 산하기관 인사에 개입해 밉보인 간부를 해임시키도록 강요했다는 등의 투서나 구설(口舌)이 횡행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투서 내용 가운데 일부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근무 기강이 해이해진 기상청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예전부터 기상청은 투서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요즘 상황은 해도 너무할 정도"라며 "기상청 분위기가 난장판 같다"고 말했다.

 

원본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7/15/2013071500113.html?news_Head1

2013/07/14 - [분류 전체보기] - 미연방법원, 12일 STX파산보호 허가 - 미국내 채무변제및 소송서 보호

 



파이프 회사와 195억원짜리 기상 항공기 계약 체결

기상청은 지난 5월 21일 A기업과 최종 계약서를 체결하고 예산 195억원이 소요되는 '다목적 기상 항공기' 도입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기상청 고위 간부 B씨가 이 사업에 부당하게 개입해 특정 기업의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고 사정 당국의 내사를 받고 있다.

기상청에서 195억원짜리 계약을 따낸 A기업은 강관·파이프 등을 만드는 회사로, 지금까지 기상 장비 도입 관련 사업을 한 적이 없다. 이 회사의 법인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기상청이 조달청을 통해 항공기 도입 입찰 공고를 낸 지난 2월 19일 당일에 '항공기 부품 제조업'을 회사 사업 목적에 새로 추가해 등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취재 결과, B씨는 지난 3월 중순경 자신의 학교 선배인 C씨가 근무하는 A기업 관계자들과 가진 자리에 다목적 기상 항공기 도입 사업을 맡은 기상청 직원(사무관)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데려갔다. 그는 담당 사무관에게 기업 측 설명을 듣게 하고 "기상 항공기 도입과 관련해 A기업과 잘 협조하라"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기상청이 다목적 기상 항공기 도입에 할당된 예산 거의 전부를 A기업에 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특정 기업의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에 대해 B씨는 "담당 직원을 해당 기업 관계자들의 모임에 데려간 적은 있지만, 부당한 지시를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산하기관 징계에 부당 개입

지난 9일 기상청 산하기관인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진흥원 간부 D씨를 해임했다. D씨가 승진하는 과정에서 전직 기상청 간부를 통해 인사 청탁을 하는 등 부당한 방법을 동원한 사실이 국무조정실 공직기강조사팀 조사에서 밝혀졌다는 것이 기상청이 내세운 이유였다. 하지만 기상청이 D씨를 해임시키려고 국무조정실 조사 내용을 사실보다 과장해서 진흥원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D씨의 비위 내용은 사실 여부를 떠나 해임시킬 만한 사안이 아닌데, 기상청이 국무조정실에서 D씨를 파면 또는 해임시키라는 통보를 받은 것처럼 진흥원에 허위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고당한 D씨는 "부당한 인사 청탁을 하지도 않았고 해임될 만큼 중징계 사안도 아닌데, 기상 장비 문제와 관련해 내가 기상청의 말을 듣지 않아 기상청에 밉보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키 타고 비용은 산하기관 떠넘겨

지난 2월 4(월)~5(화)일 기상청은 산하기관인 한국기상산업진흥원 직원들과 경기도 K리조트에서 1박 2일 세미나를 열었다. 이 세미나에는 기상청 직원 11명과 산하기관 직원 7명 등 18명이 참석했고, 행사 비용 약 500만원은 산하기관이 지불했다. 한 소식통은 "(산하기관 내부에서는) 고급 리조트에서 세미나를 열 경우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기상청이 K리조트를 회의 장소로 지정해서 요구해온 바람에 장소를 변경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세미나에 참석한 E국장과 F과장 등 기상청 직원 6명은 2월 4일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야간 스키를 탔다. 이 비용의 일부는 산하기관이 숙박비에 얹는 방식으로 회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E국장은 "산하기관에서 1인당 5만원 정도 세미나 참석비를 받는데 그 돈으로 계산했다"고 주장했다.

산하기관 간부들은 여직원 성희롱으로 옷 벗어

기상청이 설립한 모 사업단의 고위 간부 2명은 여직원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성희롱 언행을 한 사실이 드러나 최근 사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소식통은 "이 사업단의 K단장과 S본부장이 지난 4월 여직원들에게 '키스할 거야, 끌어안을 거야'라는 식으로 말해 수치심을 불러일으키거나 성(性)과 관련된 부적절한 요구를 카카오톡 문자로 보낸 사실 등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S본부장은 지난 4월 해임됐고, K단장은 지난 1일 자로 사표가 수리됐다. 정부 소식통은 "K단장 성희롱 사건은 지난 4월 초 발생해 그때부터 사업단 여직원들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두 달도 더 지나서야 비로소 사표가 수리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