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이건희, 수준이하 형제들 한푼도 못준다 - 펌

이건희 삼성 회장이 17일 이병철 창업자의 유산 상속을 둘러싼 형제들의 소송에 대해 "선대(先代) 회장 때 다 분재(分財·재산 분할)가 됐다"면서 "지금 생각 같아서는 한 푼도 내줄 생각이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소송을 제기한 형제들에 대해 "수준 이하의 자연인이니까, 내가 뭐 섭섭하다느니 그런 상대가 안 되네요. 각자들 돈들 다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CJ도 가지고 있고…"라고 평(評)하면서 "그런데 삼성이 너무 크다 보니 그게 또 욕심이 좀 나는 거지"라고 했다. 그는 "자기네들이 고소하면 (나도) 끝까지 고소하고, 대법원이 아니라 헌법재판소까지라도 가고…"라며 타협을 통해 소송을 해결하지 않고 재판을 끝까지 끌고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원본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4/17/2012041703100.html?news_Head1 


삼성가(家)의 유산 상속 소송은 고(故) 이병철씨의 장남이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 이맹희씨가 올 2월 7666억원 상당(현재 시가)의 주식 분할 소송을 제기한 이후, 이병철씨의 차녀 이숙희씨와 이병철씨 차남의 며느리·아들이 잇달아 제기해 총액이 1조738억원대로 늘어났다. 이번 송사(訟事)는 한국 최대 재벌가 형제·후손들이 벌이는 소송 규모도 규모려니와, 소송 당사자들이 날 선 감정 노출을 서슴지 않고, 여기에 상대에 대한 미행(尾行)이란 미스터리 소설 같은 흥미 요소까지 더해져 웬만한 연속극은 저리 가라는 정도의 대중적 관심을 모아왔다.

이건희 회장은 이날 소송을 제기한 형제들을 '수준 이하의 자연인'이라고 부르며 "돈들 다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삼성이 너무 크다 보니… 또 욕심이 나는 거지"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 회장의 누나 이숙희씨도 지난달 "삼성이 (오빠 이맹희씨가) 무능하기 때문에 재산을 못 준다는 식으로 몰고갔다. 오빠에게 힘이 되기 위해 소송에 동참하게 됐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재벌 총수는 공인(公人) 중의 공인이다. 휘하에 종업원 수십만명을 거느리고 있고, 한 해 수백조원에 달하는 매출액은 웬만한 후진국의 GDP 규모를 웃돈다. 그들이 소유한 부(富)의 크기는 특권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책임의 무게를 가리키는 지표이기도 하다.

어느 나라에서건 당대(當代)에 모은 재산에는 황금의 비릿한 냄새가 나는 법이다. 약육강식의 생존경쟁이 남긴 핏자국도 채 가시지 않는다. 그러나 2대(代), 3대를 거치며 사회적 자선과 기여를 쌓아가면서 이런 재산도 비린내와 핏자국을 씻고 그 위에 품위의 이끼가 내려앉는다. 자본주의도 이런 과정을 통해 진화하는 법이다. 2대, 3대를 내려가면서도 여전히 송사(訟事)에 매달리는 우리 재벌들의 모습에는 그런 부(富)의 진화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