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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통은 먹통 - 공관장 만찬자리서 술잔이 휙휙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총영사관 주최로 지난 4일(현지시간) 총영사 관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평통) 시애틀협의회 전.현직 회장단 만찬 모임에서 평통 간부가 욕설과 함께 술잔을 던지는 등 소동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9일 주시애틀 총영사관에 따르면 제14기 평통 시애틀협의회 신임 간부진 등을 초청한 만찬 간담회에서 이광술 시애틀 한인회장이 "평통 활동을 하던 시절 한인단체들이 잘 협조해 주지 않아 힘들었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평통 간부인 이모 씨가 "무슨 X소리야"라며 목소리를 높였으며, 이어 참석자들 간에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하룡 총영사가 "공식적인 자리인 만큼 고성이나 비속한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애썼으나 이씨는 사회를 맡은 평통 간사가 "앞으로 상스러운 말을 하면 퇴장시키겠다"는 말을 마치자마자 "야, 누가 널 사회자 시켰는데"라며 다시 고성을 지르고 앞에 놓여있던 물컵포도주 잔을 테이블 중앙으로 집어던졌다.

이 총영사는 중앙에 앉아있다 유리파편에 맞아 손과 얼굴에 경미한 상처를 입었다.

일부 참석 인사들이 이씨를 퇴장시키면서 `폭력' 사태는 일단 진정됐으나 간담회는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예정보다 일찍 끝났다.

영사관 관계자는 "이씨가 상당량의 포도주를 마셨으나 총영사를 겨냥해 술잔을 던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불만을 토로하게 된 정확한 배경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지역 평통과 한인회 주변에선 그동안 시애틀 지역 평통 회장 선임을 둘러싸고 낙하산 논란 등이 빚어져 한인단체 내부에서 불만과 갈등이 고조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술잔 투척 사건'과 관련, 지난 8일 총영사관을 방문, 사과한 뒤 평통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총영사관 측은 이씨에 대해 형사상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