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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는 주미미국대사? - 미국이익대변설 : 청와대 '경질이다' - 펌

한덕수 주미 대사가 16일 돌연 사의를 밝혔다. 한 대사의 사의 표명은 다음 주 재외공관장회의(20∼24일)를 앞두고 최근 귀국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이뤄져 그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최근 청와대의 주미 대사 교체 움직임에 한 대사가 강력 반발하면서 갈등이 불거진 데 따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원본출처  http://news.donga.com/Politics/New/3/00/20120217/44111874/1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한 대사가 주미 대사로서 소임을 다했다는 판단에 따라 오늘 오전 사의를 표명했다”며 “(김성환 외교부 장관에게 제출된) 사표는 적절히 처리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사의 표명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달리 아는 바가 없다. 다만 한 대사는 2009년 2월 16일부터 재직해 오늘로 정확히 3년이 된다”고 말했다.

한 대사의 사의 표명은 그의 측근이나 외교부의 고위 간부도 미리 알지 못했을 정도로 갑자기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한 대사는 지난 주말 입국해 주요 장관들과 면담, 오찬, 만찬을 해왔고 24일까지 기자간담회 등 각종 일정도 잡아놓은 상태였다. 더욱이 그는 최근까지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현 정권 임기 말까지 대사직을 계속 맡지 않겠냐”고 주변에 얘기했다고 한다. 한 대사는 3월 26, 27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도 참가할 계획이었다.

한 대사는 16일 오후 출국하기 전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미 FTA는 굵직한 것은 다 됐으니 누가 그 자리에 있더라도 잘 마무리될 것”이라며 “(사임이)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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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사는 사임 후 계획에 대해서도 “내가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도 취재진의 질문에 “(대사직을) 충분히 했다”고만 말했다.
한 대사는 15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이제는 국내로 들어와 일을 도와 달라’는 취지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이 연임을 포기하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한 대사가 사공 회장 후임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 관계자는 “한 대사는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등과 함께 차기 무역협회 회장 후보 중 한 명이었고 현재로서는 (한 대사가) 가장 유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고위 관계자도 한 대사 내정설에 대해 “큰 방향에서 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요직인 주미 대사의 교체가 이런 식으로 이뤄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핵심 직위인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이른바 ‘4강’ 대사의 경우 사전에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인선 및 교체 결정, 발표가 이뤄진다. 외교부 당국자들도 한결같이 “당혹스럽다”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한 대사가 한미 FTA 일이 끝나면 쉬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무슨 문제나 갈등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지만 최근 주미 대사 교체설이 흘러나오고 후임자까지 거론되면서 청와대와 한 대사 간의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한미 FTA 비준안의 미국 의회 통과로 사실상 정권 말기까지 신임을 확보한 것으로 믿고 있던 한 대사가 이번에 귀국해 청와대 측으로부터 뜻밖에 무역협회장 자리를 제안받자 돌연 사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한 대사는 한미 FTA 추진 과정에서 미국 측을 대변하다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와 자주 충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과정에서 청와대가 느끼는 부담도 내심 커졌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의 전언이다. 당시에는 “한 대사가 (미국에 경도돼) 국익을 위배해 선을 넘어섰다. 주미 미국대사(American Ambassador to the US)로 불릴 정도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사실상 경질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한 대사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 인선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후임으로는 천영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 방향과 업무를 꿰뚫고 있는 데다 미국의 외교 인사들과도 이미 친분이 두터워 업무공백 없이 주미 대사의 바통을 이어받을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주미 대사 자리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져 ‘맞교환 인사’ 가능성이 제기되는 사공 회장과 외교부 출신인 박진 새누리당 의원도 하마평에 올라 있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의 이름도 나오지만 대사들을 통솔하는 현직 외교부 장관이 곧바로 대사 자리로 옮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때 후보로 거론되던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가능성이 크지 않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