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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비자금 백20억원 결국 국고환수 - 서로 '내 돈 아니다' - 펌

2003년 불거진 박지원 전 문화부장관(현 민주통합당 의원)의 '현대 비자금 150억원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 당시 박 전 장관에게서 이 돈을 넘겨받아 관리했다고 주장했던 무기중개상 김영완씨가 이 돈에 대한 포기각서를 수년 전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원본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2/26/2011122600150.html

검찰은 사건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2003년 3월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8년8개월 만인 지난달 26일 귀국했던 김씨로부터 이 돈에 대한 포기 의사를 다시 확인했으며, 법률 검토를 거쳐 이 돈을 국고(國庫)로 환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시 미스터리로 남았던 150억원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놓고 다시 논란이 일 전망이다.

당시 검찰은 "김씨가 150억원 중 30억원을 세탁해 박 전 장관에게 현금으로 건넸고 120억원을 보관하고 있었다"며 120억원을 압수했다. 그러나 박 전 장관이 무죄를 선고받고, 사건 관련자들이 서로 "내 돈이 아니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120억원을 돌려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은행 보관금 계좌에 보관해왔다.

이 돈은 2003년 3월 대북송금 특검 때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이 "2000년 4월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에게서 현대건설 소유의 양도성예금증서(CD) 150억원을 받아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던 박지원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하면서 처음 실체가 드러났다.

이어진 검찰 수사 도중에 정몽헌 회장이 자살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지는 듯했으나, 검찰은 해외에 있던 김씨로부터 "박 전 장관에게서 150억원 CD를 받아 관리해왔다"는 자술서를 제출받아 박 전 장관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했다.

김씨는 자술서에서 "2000년 4월 박지원 장관에게서 서울 프라자 호텔 객실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갔더니 박 장관이 흰색 사각봉투를 내놓으면서, '현대에서 보내온 거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박 장관이 그 돈을 다른 돈으로 바꿔달라(세탁해달라)는 뜻으로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알았어요 내가 바꿔 줄게요'라고 하면서 봉투를 받았다"며 "승용차를 타고 돌아오다가 봉투를 열어보니 1억원권 무기명 양도성예금증서가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씨는 당시 40여개 은행 계좌를 동원해 150억원의 CD를 세탁, 박 전 장관에게 건넸다는 30억원을 제외한 120억원을 국민주택채권과 현금 등으로 나눠 보관해온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그러나 박 전 장관은 법정에서 돈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박 전 장관의 측근들은 김씨가 박 전 장관 이름을 팔아 돈을 받아냈거나, 이익치씨와 짜고 배달 사고를 냈다고 주장했다.

그런 상황에서 대법원이 "이 전 회장과 김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박 전 장관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돈은 허공에 떠버렸다. 형사소송법상 무죄가 선고된 사건의 압수물은 제출자(김영완)에게 돌려주게 돼 있으나, 김씨가 자술서에서 "내 돈이 아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검찰은 앞으로 김씨를 상대로 돈의 실체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귀국해 한 차례 조사를 받은 김씨는 검찰 조사에 계속 응한다는 약속을 하고 사흘 뒤 다시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