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사장 인사청탁 명목으로 한명숙(66) 전 총리에게 뇌물 5만달러를 준 혐의로 기소된 곽영욱(70) 전 대한통운 사장은 11일"한 전 총리가 여성부장관 시절이던 2002년 8월 함께 골프용품점에 가서 일제(日製) 혼마 골프채 풀세트 등 골프용품을 사줬다"고 증언했다.
원본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3/12/2010031200099.html?Dep1=news&Dep2=headline2&Dep3=h2_07
곽 전 사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형두)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장관을 그만두고 쉴 때 골프나 배워보라는 취지에서 사준 것"이라며 "(골프 배울 것을 제의하니) 한 전 총리도 '그러겠다'고 해서 함께 (골프용품점에) 갔다"고 말했다.
곽 전 사장은 "당시 골프용품점 직원이 한 전 총리에게 '혹시 사모님이냐'고 물어서, 제가 '높은 양반(한 전 총리)을 사모님이라고 하면 되겠느냐'고 혼을 냈던 일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골프용품점 판매전표와 곽 전 사장이 골프채 구입비로 쓴 10만원권 수표 100장의 계좌추적 내역을 법정에 증거로 제시했다.
판매전표에 따르면 골프채는 일제 최고급품인'혼마 4S(4스타)'제품으로, 아이언세트 가격만 450만원, 드라이버가 2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돼 있다. 검찰은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58만원짜리 골프클럽가방과 23만원짜리 옷가방도 함께 사줬다고 밝혔다. 판매전표에는 가방 구입자로 '한명숙'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검찰은 곽 전 사장이 일제 던롭 DDH 골프공 한 세트, 골프모자, 골프장갑, 골프티도 한 전 총리에게 사줬으며, 수표로 998만원을 결제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골프채 구입사실을 공개한 것은 "곽 전 사장은 사업을 잘하는 사업가 정도로 알고 있었다"는 한 전 총리측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다. 한 전 총리는 변호인을 통해"골프채를 받은 일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곽 전 사장은'5만달러'전달경위에 대해서는 (2006년 말) 대한통운 사장을 그만둔 뒤 놀고 있던 중 한 전 총리와 통화했는데, (한 전 총리가) 먼저'노니까 어떠냐. 답답하지 않으냐'고 물어서,'집사람이 자꾸 뭐 알아보라고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2006년 11월 말쯤 지인들과 골프를 하는데 산업자원부 간부로부터'석탄공사 사장에 지원서를 내라'는 전화를 받았으며, 그 이후 한 전 총리로부터'정세균 산자부 장관과 강동석 전 건교부 장관이 함께 참석을 할 테니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오찬하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곽 전 사장은 "(정세균) 산자부 장관이 온다고 하기에 '취직을 시켜주려나 보다'고 생각했다"며 "(한 전 총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직위도 있고 해서 5만달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곽 전 사장은 2006년 12월 20일 낮 총리공관에서 오찬을 마친 뒤, "내가 두 사람(강동석·정세균)보다 조금 늦게 나가면서 '인사'를 하고 나갔다"면서 "내가 앉아 있던 (오찬장 출입구쪽) 의자에 각각 3만달러와 2만달러가 든 봉투를 놓고 나왔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돈 봉투를 놓으면서 한 전 총리에게 '죄송합니다'라고 했기 때문에 한 전 총리는 돈 봉투를 봤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