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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선진국민연대 와인프린스에 수십억 특혜대출 의혹

케이비(KB)국민은행이 선진국민연대 간부가 설립한 와인수입업체로부터 고객 선물용으로 수억원대 와인을 사들인 사실(<한겨레> 16일치 1면 참조)이 드러난 데 이어, 이번에는 이 업체에 10억원이 넘는 신용대출까지 해줬다는 증언이 나왔다.
 
원본출처 한겨레신문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30756.html

국민은행의 한 간부는 16일 “서울 강남의 와인수입업체인 ‘와인프린스’에 2008년부터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국민은행 ㅊ지점을 통해 대출을 해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다른 관계자들도 이런 사실을 확인하면서 ‘특혜 대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와인프린스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 서울 종로구 ㅊ지점을 통해 15억~20억원가량을 대출받았다. 이 업체는 선진연대 유럽네트워크 위원장이자 ‘유럽이명박사랑모임’ 회장을 지낸 이아무개(61)씨가 사실상 소유주이며, 현재 그의 아들이 대표를 맡고 있다. 서울 송파구 송파동에 있는 와인프린스는 최근 2년여 동안 국민은행에 엠브이피(MVP) 고객용 와인 6억원어치를 납품했으며, 특히 직영하는 레스토랑은 선진연대 출신 권력 실세와 주변 인사들의 회동 장소로 이용됐다는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와인프린스의 신용등급은 낮았으나, 국민은행은 이 업체에 대부분 신용으로 대출을 해줬고, 담보대출 규모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업무에 밝은 은행 관계자는 “여러 기준에서 볼 때 신용대출이 나가기 어려운 등급”이라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의 무리한 대출”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국민은행 관계자는 “회사가 있는 동네가 아닌 먼 곳까지 와서 대출을 받은 것도 이상하다”며 “첫 대출의 경우 담보가 모자라 와인 납품 금액으로 갚도록 했다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신생 업체라서 업력도 없고, 원천기술도 없는 단순 유통업체에 과하게 대출이 된 것 같다”며 “2008~2009년은 금융위기로 인해 은행들이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대출에 상당히 소극적일 때이고, 특히 막걸리 바람이 불면서 와인의 인기가 감소하고 있을 때라서 더욱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기업신용평가회사인 나이스디앤비의 자료를 보면, 와인프린스가 국민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직전인 2007년 매출은 3억3000만원에 불과했다. 와인프린스의 이아무개 대표는 “(대출 건에 대해) 일체 얘기하지 않겠다. 변호인과 얘기하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안팎에서는 관할 지점을 벗어난 다른 지점을 통해 거액의 신용대출이 이뤄진 점을 두고서도 ‘윗선의 특별한 지시’가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아무개 ㅊ지점장은 “금융실명제에 따라 타인에게 임의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국민은행의 여신담당 관계자는 “영업과 심사가 구분되어 있는 여신심사 시스템상 특혜 대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김수헌 기자 s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