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천안함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한 민.군 합동조사단에 참여한 민주당 추천 조사위원인 신상철(52) 위원을 교체해 줄것을 국회에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가 국회 추천 민간인 전문가의 교체를 요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원본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5/13/2010051300342.html?Dep1=news&Dep2=headline1&Dep3=h1_02
국방부 관계자는 13일 “민주당에서 추천한 신상철 위원을 교체해줄 것을 국회에 공식으로 요청했다”면서 “신 위원이 조사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개인적인 주장을 내세우는 등 조사위원으로 활동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의 유일한 야당(민주당) 추천 조사위원인 신상철 씨(52)는 진보 성향 인터넷 정치 웹진인 ‘서프라이즈’의 대표다.
신 씨는 민주당의 추천으로 합조단 조사위원이 된 뒤 “조사의 객관성을 믿지 못하겠다”며 조사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국방부에 따르면 신 씨는 지난달 20일 국회 추천을 받은 다른 조사위원 2명(한나라당 추천)과 함께 민군 합동조사단에 합류한 뒤 지난달 30일 단 하루만 조사단의 합동토의에 참석했다. 국회 추천 다른 조사위원 2명은 여러 차례 회의에 참석하는 등 조사활동에 참여해왔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그 대신 그는 라디오 및 다양한 진보성향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천안함의 사고 원인은 좌초이며 미군이 연루됐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신 씨는 4일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천안함 침몰은 모래톱에 의한 좌초와 미군 것으로 추측되는 함선과의 충돌이 연계돼 발생한 해난사고”라고 주장하는 등 합동조사단의 공식 견해와 배치되는 의견을 펴왔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주한 미군사령관이 고 한주호 준위 분향소를 방문하고 주한 미 대사가 백령도를 찾았다. 미군 측이 깊숙이 인볼브(Involve: 연루)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라고 주장했다.
12일 민중의소리 인터뷰에서도 2단계 충돌론을 폈다. 천안함이 먼저 좌초됐고 이어 후진으로 빠져나와 정상항행구역으로 이동하다 수상(水上) 또는 수중의 선체와 2차 충돌로 절단돼 침몰했다는 것이다. 이는 생존 승조원 전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주장이다.
국방부는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보낸 공문에서 “신씨가 공식 결론에 반하는 내용의 개인의견을 조사위원 자격을 내세워 언론매체에 주장하는 등 대외적으로 불신 여론을 조장, 국회와 합조단의 명예를 실추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군의 입장에서는 여당 몫이니 야당 몫이니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전문성을 갖춘 사람으로 교체해달라는 뜻을 국회의장에게 요청한 것”이라고 동아일보에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합동조사단에 들어와 활동하고 있는 조사위원들은 민간인이든 군인이든 평생을 그 분야에 종사한 분”이라며 “해군 근무 후 민간에서 선박 건조 관련 업무를 한 신 씨가 원인을 규명하는 일에서는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신 씨가 경력으로 볼 때 조사위원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하지만 자세한 추천 경위는 밝히지 않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안규백 의원은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외부 모 인사에게서 ‘신 씨가 가장 적합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만 했고, 추천 당시 원내대표였던 이강래 의원은 “대체 누가 추천했는지, 누구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신 씨는 한국해양대 해양학과(1978∼1982년)를 다녔고, 1982년 해군 소위로 임관해 백령도, 대청도 등에서 경계 근무를 수행했다. 중위로 전역한 이후에는 한진해운 현대조선 대우조선 삼성조선 대한조선공사 등에서 7년여간 선체, 선장, 도장, 항통장비 업무를 감독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국방부는 국회의장에게 공문을 보냈지만 교체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신 씨를 추천한 민주당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