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이 순실공화국이란 자조어가 나도는 가운데 최씨의 측근으로 ‘문화계의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씨가 뉴욕문화원장 인선도 좌지우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부와 문체부등에 정통한 고위인사는 오승제 전 제일기획상무를 뉴욕한국문화원장에 임명한 것은 차은택씨의 입김때문이라고 증언했다. 특히 오씨가 임용전에 이미 차씨덕분에 뉴욕문화원장에 임명됐다는 말을 주위에 흘려 문체부가 오씨에게 발언을 자제해 달라는 주의까지 줬다고 전했다. 또 차씨의 입김으로 뉴욕문화원장에 내정됐던 이모씨는 일부언론의 보도처럼 업무역량부족으로 임용이 취소된 것이 아니라 신원조회과정에서 범죄기록, 즉 전과기록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설명, 충격을 주고 있다.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오문화원장은 시크릿오브코리아와의 심야통화에서 ‘차씨와는 일면식도 없으며 공모를 통과해 임용됐다. 현재로서는 사표를 낼 게획이 없다. 하지만 만약 국가에 해가 된다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차은택씨의 뉴욕문화원장 인선 개입의혹을 상세히 살펴본다.
고위관료 ‘뉴욕문화원장도 차은택 작품’ 증언
오승제, '만약 국가에 해가 되면 그만두겠다’
고위인사, 뉴욕문화원장은 차은택이 꽂았다’주장
‘오씨, 임용전 차씨덕에 문화원장됐다고 흘려’
문체부, ‘오씨에게 입조심해달라’ 당부하기도
고위인사, ‘잘못된 것을 반드시 바로 잡겠다’결의
오씨, 제일기획서 송성각, 김홍탁과 함께 근무
오씨직전 문화원장내정 이모씨도 차은택 절친
‘이씨는 업무능력부족아닌 전과문제로 임용취소’
2014년 12월 송성각 부상직후부터 이변 속출
오원장, 31일 새벽 0시 15분 SOK에 심정 밝혀
오원장, ’적법한 절차 통해 임용-사퇴계획 없다’
‘국가에 해가 된다면 그만둘 자세돼 있디’
‘송씨는 얼굴만 아는 사이, 차은택은 면식도 없다’
박대통령, 오씨 취임뒤 사상첫 뉴욕문화원 방문
뉴욕문화원장은 2급에서 1급직위로 상향조정
앞으로 뉴욕- 파리문화원장은 공무원 지원 못해
‘국가에 대한 봉사’주장 – ‘국민 먼저 생각하라’
지난달말 현정부 고위인사는 충격적인 말을 털어놓았다. ‘설’로만 나돌던 차은택씨의 뉴욕문화원장인사 개입 의혹에 대한 증언이었다. 이 인사는‘차은택이 해외문화원장 인사에 개입했다. 현 영국문화원장 용모씨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뉴욕문화원장 공모에 지원, 합격해 외교부에서 발령을 내려는 순간, 문체부장관이 임용을 취소했다. 2014년 11월의 일이다. 그뒤 다시 임용공고가 나간뒤 차은택씨의 입김으로 이모씨가 뉴욕문화원장 공모에 합격했다. 그러나 신원조회 과정에서 이씨는 CRIMINAL RECORD, 범죄기록, 즉 전과사실이 확인돼 임용되지 못한 것이다.언론에는 업무역량부족으로 임용되지 못했다고 보도했지만 사실이 아니다. 범죄기록때문에 뉴욕문화원장에 부임하지 못한 것이다. 그뒤 다시 공모과정에서 이번에는 차씨가 오승제 전 제일기획상무[55세]를 추천했다. 물론 문화원장에 공모해 심사를 거쳐서 선발하는 방식으로 임용됐지만 사실은 차씨가 오씨를 꽂은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인사는 또 ‘용국장은 출국을 며칠 남기지 않고 임용이 취소됐기 때문이 이미 이삿짐등을 모두 미국 뉴욕으로 보낸 상태였고, 공무원이던 그의 부인은 이미 사표까지 제출한 상태였다. 경제적 피해가 2천만원에 달했고 정신적 충격은 이만 저만이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 이미 인사가 마무리된 상태에서 용씨가 갈만한 자리가 없었다. 결국 용씨는 국립박물관이라는 한직에 있다가 영국문화원장에 임용된 것이다. 공직사회에서 도저히 발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정부가 정한 절차에 심사를 거쳐 합격한 상황에서 이같은 일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는가. 인사혁신처를 통해 공모를 하지만 장관에게 거부권이 있다. 이런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용국장케이스가 사실상 전무후무하다. 모든 것이 차은택씨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오승제 현 뉴욕문화원장의 임명에 대해서도 ‘차씨가 용국장의 발령을 저지한뒤 이모씨를 추천했고 차씨 뜻대로 이씨가 합격했다. 하지만 신원조회과정에서 전과가 드러나 임용되지 못했다. 이에 당황한 차씨가 차선책으로 다시 올린 사람이 오승제씨다. 특히 오씨는 합격자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위인사들에게 차씨덕에 뉴욕문화원장에 가게 됐다고 말하고 다닌다는 사실이 드러나 문체부 관계자들이 말조심을 하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었다. 공직사회가 바로 서야 한다는 신념으로 전후사정을 알리는 것’이라며 차씨의 전횡을 고발했다. 이 고위인사는 이같은 상황을 반드시 알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는 인사이다.
오승제 현 뉴욕한국문화원장은 삼성계열의 광고회사인 제일기획 상무출신이다. 문화계의 황태자로 알려진 차은택씨의 대부가 제일기획 상무보를 역임하고 자신의 광고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던 송성각 전 한국컨텐츠진흥원원장이다.송씨는 지난 2014년 12월 제3대 한국컨텐츠진흥원장에 임명됐다가 차은택씨 전횡의혹이 일고 차씨의 도움으로 임명됐다는 뉴스가 터지자 뉴욕시간 지난 30일 일요일밤 10시쯤 자진해서 사직서를 제출했었다. 오원장은 바로 송성각 전원장과 제일기획에서 함께 근무했었고, 또 차씨의 절친한 후배로 문체부등 정부사업을 도맡은 것으로 드러난 김홍탁씨또한 제일기획의 제작파트에서 일했던 사람으로 오씨와도 함께 일했다. 공교롭게도 용씨의 뉴욕문화원장 임용취소는 송씨의 컨텐츠진흥원장 발탁과 비슷한 시점에 발생했다. 송원장이 실력자로 부상한뒤 뉴욕문화원장을 둘러싼 이상한 일들이 줄을 이은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차씨와 송씨가 뉴욕문화원장인사를 주무른 셈이다. 고위인사의 증언과 이같은 정황을 감안하면 앞뒤가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반드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 놓겠다. 그래야 공직사회의 기강이 선다’는 고위인사의 증언을 접한뒤 오원장에게 경위를 듣고자 했으나 주말이라서 포기했었다. 그러나 뉴욕시간 30일 일요일밤 10시를 넘어서 송성각 컨텐츠진흥원장 자진사퇴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갔다. 일요일, 특히 늦은 밤이었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 오원장에게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았다. 그러나 오원장은 뉴욕시간 31일 0시 15분에 전화를 해왔고 담당한 목소리로 전후사정을 설명했다. 약 7분 15초정도 통화가 진행됐다. 먼저 늦은 밤 전화를 한데 대해 거듭 사과를 전한뒤 송원장의 사퇴를 알리고 거취를 물었다. 이에 대해 오원장은 ‘아직 사표를 내지 않았고 현재 사표를 낼 계획도 없다. 하지만 만약 국가에 해가 된다면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오원장은 ‘제일기획 브라지지사에 근무하다 한국에 귀국하게 됐는데, 지인들이 추천해서 뉴욕문화원장에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으나 지인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1월 파리문화원장에 임명된 광고계 출신 인사도 ‘공모자체가 있는 줄을 몰랐으나 지인의 추천으로 지원을 했었다’고 밝혔었다. 공교롭게도 차은택입김이 작용했다는 두사람 모두 지인의 추천으로 공모에 응모한 것이다. 오원장은 차분하게 자신에 대해 설명했다. 오원장은 ‘러시아, 두바이, 상파올로등 제일기획 입사뒤 20년간 해외생활을 했다.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추천을 받앗고 영어시험,면접등을 통해 채용됐다. 정책쪽은 해본 적이 없지만 정치적인 부분은 저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오원장은 차은택씨를 아느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고, 일면식도 없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얼굴한번 본적도 없다’고 말했다. 송성각 전 컨텐츠진흥원장에 대해서도 ‘제일기획 임원이며 상사였기 때문에 얼굴만 아는 정도다. 나는 국제업무부에 속해 있기 때문에 국내와는 전혀 다른 조직이다. 1년에 본사에 들어가는 것이 1,2번에 불과하므로 얼굴만 알고 있는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송씨와의 친분도 전면 부인했다. 오원장은‘제 소신은 국가에 마지막으로 봉사하고 싶은 생각으로 왔고 적법한 선발과정을 다 거쳤다. 지금 사퇴할 생각은 없지만 국가에 해가 된다면 그만 둘 자세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오원장은 최근 뉴욕에서 열린 컨셉코리아패션쇼에서 송성각 전 컨텐츠진흥원장과 다정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돼, 이를 본 사람들이 절친한 사이로 생각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물론 송원장이 이전 직장의 상관이며, 컨셉코리아패션쇼를 후원하고 있기 때문에 예우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이 모습이 다정한 사이로 비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송원장이 광고계인사들을 뉴욕과 파리 문화원등에 배치하려는 과정에서 오원장을 차씨에게 추천했다는 정황과 증거가 드러나는 상황에서 두사람의 다정한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하나 오원장의 든든한 배경을 엿볼 수 있는 것은 지난해 9월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뉴욕한국문화원을 방문했다는 사실이다. 오승제문화원장이 8월 26일 부임했음을 감안하면 약 한달만이다. 뉴욕문화원의 역사가 약 40년에 이르지만 대통령의 방문은 사상 처음이었다. 이명박대통령시절에 대통령이 아닌, 영부인 김윤옥여사가 단 한차례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대통령의 문화원 방문은 처음으로, 오원장에게 힘이 실리는 순간이었다. 뉴욕한국문화원은 독립건물이 아니라 고층빌딩의 6층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경호상으로도 대통령이 방문하기에는 부적절한 장소이다. 30층이상의 건물에 3개층만이 뉴욕한국문화원과 뉴욕총영사관이며 수많은 외국인들이 이 빌딩에 입주해 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통제조차 쉽지 않다. 이때 박대통령이 뉴욕한국문화원을 방문한 것은 차은택씨의 적극적 추천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문체부의 해외문화원 운용정책은 지난해 7월을 전후해 중대한 변화를 겪었다. 우선 뉴욕과 파리등 2곳의 문화원장에는 공무원이 지원할 수 없도록 관련규정이 개정됐다. 지난해 7월 7일 ‘개방형 직위및 공모직위 운영에 관한 규정’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 규정은 뉴욕과 파리등 문화원장 직위 2개등 정부의 전체 개방형직위 439개중 33%인 147개를 이른바, 경력개방형으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147개중 고위공무원 직위는51개,그중 2개가 뉴욕과 파리 문화원장직위인 것이다. 일부언론은 차씨가 오원장 임명을 위해 뉴욕문화원장직을 공무원이 지원할 수 없는 경력개방직으로 바꿨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오원장 발탁을 위해 아예 공무원을 배제했다고 보도했지만 명백한 오보인 것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를 통해 관련규정을 확인한 결과 이 규정은 7월 7일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7월 13일 정식으로 시행에 들어갔다. 또 이 규정의 부칙에는 ‘이 령 시행전에 선발시험을 공고하여 공개모집의 절차가 진행중인 개방형 직위에 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고 규정돼 있다. 오원장은 외교부 공고 2015-55호에 의해 주뉴욕총영사관 영사겸 문화원장 재공모에 지원했다. 이 공모는 지난해 6월 16일 공고됐고 22일까지 서류를 접수, 6월 26일 서류전형, 6월 30일 면접이 치러졌다. 명백히 경력개방형직위로 개정된 규정이 시행되기 이전에 공모가 진행되기 때문에 개정규정과는 무관하다.
또 다른 중요한 변화는 오원장부터 뉴욕문화원장의 직급이 상향조정됐다는 것이다. 뉴욕문화원장 직급은 원래 고위공무원 나등급, 즉 예전직위로는 2급에 해당됐다. 2급은 중앙부처 국장급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 2일 외교부 공고 2015-4, 외교부 문화원장 공개모집 재공고에서도 채용직급은 일반직 또는 임기제고위공무원 나등급으로 명기돼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16일 외교부 공고 2015-55호, 외교부 주뉴욕총영사관 영사겸 문화원장 공개모집때는 채용직급이 고위공무원 가등급으로 상향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공단제가 실시되기 이전으로 따지면 1급 직위로, 현재 중앙부처 실장급이다. 오원장이 외교부나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급보다 더 높은 것이다. 현재 오원장에게는 고위공무원 가등급에 맞춰서 임금등이 지급되고 있다. 공교롭게 차은택의 입김이 미친 뉴욕문화원장직의 직급이 샹향조정된 셈이다.
오원장이 자타공히 인정하는 대기업에서 20년간의 해외근무를 하면서 임원직위까지 승진함으로써 그의 능력은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틀림없는 인재이다. 하지만 그도 말했던 것처럼 정책집행경험등은 없다. 무엇보다도 사상초유의 국정농단과 관련된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과 연결된 인사라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오원장은 지난달 31일 새벽 ‘국가를 위한 마지막 봉사를 하고 싶다. 아직은 사표를 낼 계획이 없다. 하지만 국가에 해가 된다면 그만 두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가 ‘국가를 위한 봉사’와 ‘국가에 해가 된다면’ 사이에서 어디에 방점을 찍을 지 주목된다. 오원장이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