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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예비사무관들, 호화판 해외 관광 추진

대법원 산하 법원공무원교육원(원장 구인회)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예비 5급 공무원들'이 '여행'이나 다름없는 해외연수를 떠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원본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5/18/2010051800057.html?Dep1=news&Dep2=headline1&Dep3=h1_03

17일 법원공무원교육원 등에 따르면, 법원행정고등고시(5급)에 합격해 '27기 법원공무원 5급 신규임용자과정'에 있는 교육생 11명은 다음달 8일부터 18일까지(10박11일) 해외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실무 연수를 받고 있는 교육생들은 오는 7월 초 교육이 끝나면 전국 각급 법원에 배치돼 5급 사무관으로 일하게 된다. 이번 해외연수는 법원공무원교육원 홈페이지에도 등록돼 있는 정식교육 과정의 일부다.

그러나 본지가 입수한 '유럽 법원 연수 일정표'에 따르면, 이 해외연수는 '11일간의 유럽 관광여행'과 다름없는 일정이었다.

이 일정대로라면 교육생들은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스위스 인터라켄, 이탈리아 밀라노·피사·로마, 독일 퓌센·하이델베르크 등 5개국 10개 도시를 방문하는데, 자료 어디에도 '법원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일정은 없다.

대신 '영국의 자존심인 대영박물관 관람' '아름다운 에펠탑에서 파리 전경 감상'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센강 유람선 탑승' 등 유명 관광지를 여행가이드와 함께 전용버스를 타고 둘러보는 일정만 빼곡히 적혀있다.

출·입국은 모두 대한항공 직항을 이용하고, 숙소는 모두 특급호텔로 잡혀 있다. 이 연수에 들어가는 비용은 1인당 400만원으로, 모두 세금인 법원공무원교육원 예산으로 연수비용 4400만원을 충당한다. 해외 연수를 빙자해 국민 세금으로 해외 여행을 가는 셈이다.

특히 이같은 해외연수는 외환위기와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최근 10년 가까이 계속 이뤄져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교육을 받고 있는 9급 예비 공무원들의 경우 해외연수는 없고, 1박2일로 '합숙훈련'만 받게 돼 있다. 해외연수는 5급 공무원들에게만 주어지는 '특전'인 셈이다.

이에 대해 법원공무원교육원 관계자는 "해외연수는 외국 사법부를 방문해 업무 현황을 시찰하기 위한 것"이라며 "작년 해외연수 때는 독일 사법보좌관 학교를 다녀왔고, 올해도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사법기관 2~3곳을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원행정 고등고시 합격자 이외에 행정고시 일반직·재경직 5급 공무원들도 교육 과정 중에 중앙공무원교육원 예산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는 신종플루로 해외연수가 취소됐지만, 올해는 현재 교육을 받고 있는 320여명이 오는 8월 말~9월 초 외국 행정업무를 배운다는 취지로 8~9일간의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구체적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해 국감 자료에 따르면, 당시 일반직·재경직 5급 공무원들 300여명의 해외연수비로 책정된 예산은 9억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