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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비서 '이병철은 후계자로 창희선호-맹희는 절대 불가'- 사카린밀수사건 미국무부 비밀전문

 

이병철 삼성 창립자는 삼성사카린밀수사건이전까지 둘째 아들 창희씨가 후계자가 되기를 원했으며 김종필계를 불신하고 이후락계에게만 정치자금을 지원했다고 이병철회장의 비서가 주미한국대사관에 이야기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이 국무부에 보고한 비밀전문에 따르면 삼성의 사카린밀수사건 직후인 1966년 9월 26일 이병철회장의 개인비서를 역임한 중앙미디어센터[그룹] 기획실장 박모씨가 레스터 스터머 2등서기관을 국제호텔로 초대, 저녁식사를 대접하며 삼성사카린밀수사건에 대해 삼성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씨에 앞서 이병철회장의 사위인 김규씨가 1966년 9월 21일 반도호텔에서 홀부르크 브래드리 미 공보관 직원을, 9월 23일에는 레스터 스터머 2등서기관을 만나 사카린밀수사건에 대해 설명하는등 삼성은 9월21일부터 26일까지 적어도 3차례이상 미국을 집중적으로 접촉하며 사카린밀수사건에 대한 삼성의 잘못은 언급하지 않은채 중앙일보에 대한 다른 언론사의 질시, 이후락계와 김종필계의 파벌싸움등으로 이 사건이 공론화됐다며 비난의 화살을 돌렸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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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머 서기관이 작성한 4페이지의 대화록에 따르면 4년동안 이병철회장의 비서를 지낸뒤 당시 중앙미디어그룹의 기획실장으로 일하던 박씨는 '미국이 사카린밀수사건의 팩트를 이해해 달라'며 '이병철은 이 사건과 절대 관련이 없으며 둘째 아들 창희와 한국비료 이일섭전무등 두사람이 책임질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씨는'이회장의 차남인 창희씨가 일본에서 교육받고 한국에 돌아온뒤 그의 능력에 맞지 않는 중책이 주어졌다'며 '이병철회장은 두아들[맹희와 창희만 언급]중 창희가 기업을 물려받기를 원했다'고 밝혔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박씨는 '또 다른 아들인 이맹희[장남]는 이병철회장 소유회사에서 일하지 못한다, 앞으로도 절대 못한다'고 말했고 이건희 현회장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사카린밀수사건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세째아들인 이건희가 삼성을 물려받는 결정적 계기가 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박씨는 이창희, 이일섭등 두사람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이같은 일을 저질렀고 설사 밀수사실이 적발된다 하더라도 이병철회장의 파워와 영향력으로 그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박씨는 밀수사건은 정부내에서 잘 알려진 일이며 이후락계는 물론 대통령까지 알던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씨는 또 사카린밀수사건이 공론화된 계기에 대해 첫 폭로는 삼성조직 내부에서 비롯됐다고 밝히고 중앙일보 기자중 한명이 중앙정보부 요원임을 발견하고 즉각 파면했으나 이미 피해가 커진 뒤였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중앙정보부가 시기상의 문제일뿐 반드시 이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그 시기는 국정감사직전인 9월말이나 10월초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시 쌀값과 연탄값이 폭등하면서 장기영 경제기획원 장관등 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중앙정보부가 [9월중순] 이 사건을 터트릴 좋은 기회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박씨는 또 경향신문[1966년 9월 15일]이 사카린밀수사건을 보도하자 중앙일보의 성장을 질시하던 다른 신문사들이 중앙일보와 동양방송 사장겸 중앙일보 부사장인 홍진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홍진기사장이 중앙일보 창간 6개월만에 흑자를 달성하는등 신문업계에서 보기 힘든 성과를 내자 다른 언론사들이 315부정선거 당시 시위대 발포명령과 관련, 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던 홍사장의 어두운 전력을 공격했고 박씨가 스터머서기관을 만난 당일인 26일 홍진기는 사임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씨는 삼성의 잘못은 언급하지 않은채 사카린밀수사건폭로가 김종필계와 이후락계의 파벌싸움에서 비롯됐다며 정치권으로 책임을 돌렸습니다

 

박씨는 이병철회장이 김종필계가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라며 불신했고 대통령과 직통라인을 구축하고자 이후락계에만 정치자금을 지원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스터머 서기관은 여러 차례 '이후락만 지원했느냐'고 물었고 박씨는 '김종필게는 오랬동안 지원하지는 않았고 자신이 알기로는 이후락계만 지원하고 있다고 재차 확인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씨는 김종필이 자신이 한국의 2인자로서 그에 걸맞는 자리인 국무총리가 되기 위해 이후락계에게 싸움을 건 것이라고 말해 삼성은 김종필이 국무총리직을 노리고 사카린밀수사건 공론화를 시도했다고 분석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씨는 또 김두한의 국회 오물투척사건도 김종필계가 사주했다는 뉘앙스의 말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씨는 김두환이 스스로 이번 일[오물투척]을 결행한 만한 인물이 못된다며 김두한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국회를 떠날때 함께 걸어나간 사람이 김종필계인 김택수였다고 언급했습니다. 김두한이 '이후락정부','장기영내각'등을 언급한 점도 김종필계의 사주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박씨는 주한미국대사관은 이후락계를 좋아하며 정일권을 지지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병철이 한국비료 건설과 관련해 일본에서 차관을 끌어올 것이 아니라 미국돈을 빌리라는 미국측 제안을 거부했기 때문에 주한미국대사관이 이병철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스터머 서기관은 대화록 말미에 코멘트를 통해 '이병철의 사위인 김규도 중앙일보에 대한 다른 언론의 적대감을 말하는등 비슷한 정보를 전달했다'고 전제하고 '박씨는 솔직하고 신중하며 중앙일보의 업적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스터머 서기관은 또 박씨가 앞으로도 새로운 사항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제공을 약속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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