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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감사, '잠수정 새떼로 보고하라' 속초함보고 묵살

감사원이 10일 발표한 천안함 감사결과 해군이 사고발생 수일 전 북한 잠수정의 특이동향을 파악했다는 등의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났다.

사고 직후 천안함이 침몰원인을 ’어뢰피격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한 사실이 공식 확인됐고, 북으로 향하는 미상의 물체에 사격을 가한 속초함도 ’북한의 신형 반잠수정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원본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6/10/2010061001699.html?Dep1=news&Dep2=headline1&Dep3=h1_04

제2함대사령부(이하 2함대)는 이런 보고 내용을 무시하거나 내용을 가공해서 상급부대에 보고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은 군이 잠수정을 이용한 공격 가능성을 예상했고 사고 직전에 북한 잠수정의 이상 동향을 파악하고도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등 서해 NLL 인근에서 북한과 수차례 교전을 했는데도 대표적인 비대칭전력으로 꼽히는 북한 잠수함에 대한 대비태세가 소홀했던 것이다.

해군은 천안함 사건발생 수일 전부터 북한 잠수정 관련 정보도 전달받았지만,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때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용사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사건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군 합동조사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조사결과 발표 당시 북한 잠수정이 기지를 이탈했다는 첩보를 접수했지만 설마 남쪽으로 내려와 우리 군함을 공격할지는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백승주 박사는 “지난해 초부터 북한이 도발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면서 “당시 첩보를 제대로 검증했느냐 혹은 검증이 필요한 첩보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함대가 사고 당일 천안함으로부터 침몰원인이 ’어뢰피격으로 판단된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런 사실을 합참이나 해군작전사령부 등 상급기관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도 공식 확인됐다.

사고 직후 미상의 물체에 사격을 가한 속초함이 ’북의 신형 반잠수정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으나 2함대가 속초함의 보고와 달리 상부에 ’새떼’로 보고하도록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군이 초기대응 과정에서 사고발생 시각을 조작한 사실도 밝혀졌다.

합참은 해군 작전사령부로부터 사건발생시각이 9시15분(실제는 9시22분)이라고 보고받았지만 이를 9시45분으로 수정해 장관 등에게 보고했다.

감사원은 합참이 발생시각을 임의로 수정한 것은 초동 대처 지연에 따른 비난을 의식한 행동으로 해석했다.

합참은 사고 당일 폭발음 청취 등 외부공격에 의한 사고 가능성도 보고받았지만 이를 삭제한 채 외부에 발표했다.

KIDA의 차두현 박사는 “상황 대처에만 급급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개의 상충 정보가 오면 어떤 상황인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고시점에 천안함을 촬영한 열상감시장비(TOD) 동영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