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관 CIA가 레이건대통령 당선 보름뒤부터 대통령일일보고서를 올리기 시작하는등 인수위원회보고등과는 별개로 대통령당선자에서 현직대통령과 동일한 보고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13/02/11 - [분류 전체보기] -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야당대표 문희상-전대표 김진표등 야당거물 아들들 줄줄이 병역면제
지난 1980년 11월 21일 CIA의 인수인계담당관 카터대통령의 비서실장에게 보낸 'CIA의 인수인계상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CIA는 1980년 11월 18일부터 레이건 대통령 당선자에게 이른바 대통령일일보고서[PRESIDENT'S DAILY BRIEFING]를 전달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CIA 인수인계담당관은 'CIA는 11월 18일부터 대통령당선자에게 대통령일일보고서 제공을 시작했으며 부통령당선자에게도 같은 날인 11월 18일부터 서비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수인계담당관은 또 '대통령일일보고서'전달은 레이건주지사가 서부에 머물는 시점에도 계속 전달하기로 했다'고 보고했습니다.
1980년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로널드 레이건 캘리포니아주지사가 민주당의 현직 대통령인 지미 카터를 꺽고 당선된 것은 11월 4일이었으므로 레이건이 당선된지 14일, 즉 2주일뒤부터 CIA가 현직 대통령에게 대통령일일보고서를 전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통령당선자에게도 일일보고서를 올린 것입니다.
그 아래에는 11월 13일 CIA국장[DCI : DIRECTOR OF CENTRAL INTELLIGENCE]와 부국장, 인수인계담당관들이 케이시, 알렌등 레이건의 보좌진과 미팅을 가졌고 19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대통령당선자에게 직접 보고를 하기로 확정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실제 이 이틀간 각각 90분씩 보고했음이 CIA 다른 문서를 통해 확인됩니다.
이른바 PDB로 불리는 대통령일일보고서는 CIA가 그날 그날 수집한 전세계의 각종 정보를 취합, 그 다음날 아침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따끈따끈한 정보가 가득찬 특급비밀이며 아침, 즉 새벽에 전달된다고 해서 조보[朝報]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정보기관인 국정원 또한 미국 CIA와 마찬가지로 전날 수집한 정보를 취합, 정리해서 연락관을 통해 그 다음날 아침 일찍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대통령은 조보와 함께 하루를 시작합니다만 과연 대통령당선자에게도 정권인수위차원의 의례적인 보고외에 현직대통령과 동일하게 일일보고서를 전달하는 지 의문입니다.
CIA는 1952년 CIA 창설이래 대통령당선자에게 정보를 전달해 오고 있다고 합니다. CIA는 '대통령당선자에 대한 CIA브리핑'이라는 자체 보고서에서 그 이유를 두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대통령으로 부임할 대통령 당선자에게 해외정보와 세계각국의 상황을 제공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결정과 행동을 취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둘째는 새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과 CIA와의 굳건한 업무관계를 구축해야 새 대통령을 더 잘 모실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CIA는 대통령당선자에 대한 이같은 보고가 각 현직 대통령의 승인아래 실시되지만 1952년 설립이래 계속됐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약 60년동안 현직대통령 그 어느누구도 CIA의 이같은 활동에 제약을 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캘리포니아주지사인 레이건이 당선됐을 때는 레이건의 입장을 고려, 캘리포니아까지 매일 매일 쫓아가 일일 보고서를 전달했고 아칸소주지사인 클린턴이 당선됐을 때는 CIA가 클린턴 주지사 관저옆에 사무실을 얻고 부국장이 상주하다시피하며 당선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그때그때 제공했다고 합니다.
우리 국정원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정권인수위원회에 대한 정식 업무보고외에 현직 대통령처럼 대통령당선자에게도 일일보고, 즉 조보를 전달하는 지 궁금합니다. 북한핵실험징후등 그때 그때 발생하는 중대현안이나 당선자의 요청이 있을때는 물론 당선자에게 보고를 하겠습니다만 일일보고서는 이와 다릅니다. 정례적으로, 그야말로 매일매일 현직대통령처럼 보고가 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 CIA가 이처럼 대통령당선자에게 일일보고까지 올릴 수 있는 것은 대통령과의 친소관계에 따라 CIA책임자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보전문가가 임명되며 민주당이나 공화당등 정권의 향배에 관계없이 그 책임자가 국가에 큰 실책을 범하지 않는 한 가능한 한 경질하지 않는 불문율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CIA 책임자가 대통령이 아닌 국가를 위해서 일하며 대통령또한 이같은 자세를 존중하기 때문에 현직 대통령이 있음에도 곧 나라를 짊어지게 될 대통령당선자에게 까지 일일보고서를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중앙정보부가 창설된지 53년. 어느새 반세기가 넘었고 숱한 인재들이 배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중앙정보부 몇기가 중정부장이 됐다, 국정원장이 됐다는 말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기껏해야 차장자리가 최고였습니다.
중앙정보부나 국정원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중에서 국정원장 할만한 인재가 과연 없을까? 엉뚱한 사람, 비전문가들이 그 자리에 앉는 것은 최고인사권자인 대통령들이 국가를 수호하는 자리를 자신의 정권을 지키는 파수꾼정도로 착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 놓는 그런 세상이 된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