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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돈 봉투 전달자는 박희태 비서 - 펌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10일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실에 돈봉투를 직접 전달한 인물이 한나라당 대표 후보였던 박희태 국회의장 의 당시 비서 고모 씨라고 보고 고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돈을 전달한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남자’가 고 씨라고 검찰이 특정한 것이다.

원본출처  http://news.donga.com/Politics/New/3/00/20120111/43228580/1 

검찰은 9일 박 의장 측으로부터 돈봉투를 직접 건네받은 당시 고 의원실 여비서 이모 씨를 불러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전당대회 당시 박 의장 캠프와 주변 보좌진 사진을 이 씨에게 보여주는 방법으로 이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고 의원은 “전당대회 2, 3일 전 30대 초중반의 남성이 의원실에 찾아와 ‘꼭 고 의원에게 전해 달라’며 300만 원과 ‘박희태’란 이름이 적힌 명함이 든 노란 서류봉투를 이 씨에게 건넸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제 보좌관 김모 씨가 전당대회 다음 날인 7월 4일 한나라당 당사에서 고 씨에게 돈봉투를 되돌려줬다”고 덧붙였다. 결국 고 씨가 돈을 전달한 뒤 되돌려 받기도 한 셈이다. 고 씨는 현재 박 의장의 측근인 한나라당 Y의원의 보좌관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고 씨를 조만간 체포해 3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의원실에 전달한 경위와 되돌려 받은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 고 의원이 돈봉투를 돌려준 직후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박 의장 측 인사도 불러 전화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날도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1명을 불러 조사했다.

한편 고 의원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돈을 받은 뒤 돌려준 정황이나 돈 전달에 관여한 인사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아 검찰 수사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 의원은 돈 전달 과정의 구체적인 정황을 묻는 질문에 대체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돈의 출처나 전방위 살포 의혹을 규명하는 일은 온전히 검찰의 숙제로 남게 됐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내 법조 출신 의원들 사이에선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검찰 출신인 한 의원은 “검찰이 정치권에 대한 전방위 소환조사를 벌이거나 계좌추적을 시도하면 표적수사로 번질 수 있다”며 “여야의 핵심 인사들을 지목해 자유롭게 수사할 수 있도록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