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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이 만든 양지팀, 국정원팀과 친선경기 [펌]


<양지팀 올드스타들, 국정원팀과 친선경기>(종합)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1960년대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주도해 만들었던 '양지팀'의 올드 스타들이 국정원 직원들로 구성된 축구팀 구룡회와 친선경기를 벌인다.

양지팀은 1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을 찾아 청사 운동장에서 후배들과 기량을 겨룬다.

이번 친선경기에는 주장인 허윤정(72)씨와 `원조 스트라이커'로 유명한 이회택(64)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 김호(65) 전 대전 감독, 김정남(66) 전 울산 감독 등이 총출동한다.

이들 외에도 박이천 인천 부단장과 김기복 실업축구연맹 부회장, 정규풍 한국중등축구연맹 부회장을 비롯해 김삼락, 조정수, 정병탁, 이영근, 서윤찬, 골키퍼 이세연, 이준옥, 오인복 등 총 15명이 참가한다.

이들은 환갑을 넘은 나이에도 일선에서 조기축구회와 실버축구단 멤버로 노익장을 과시하는 데다 양지팀의 자존심이 걸려 있어 중앙 부처 공무원 대회에 참가해온 구룡회와 멋진 승부를 다짐하고 있다.

양지팀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 북한이 8강 신화를 이룬 것에 자극을 받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듬해 1월 김형욱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주도 하에 급조됐다.

당시 1950년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렸던 고(故) 최정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육, 해, 공군에 복무 중이던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들을 불러 모았다.

그러나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지향한다'는 중앙정보부의 부훈에 따라 팀 이름을 지었던 양지팀은 1967년 메르데카컵 우승 등 좋은 성적을 내고도 정작 북한과 대결하지 못한 채 1970년 3월 창단을 주도했던 김형욱 부장이 실각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2003년부터 국정원 구룡회와 교류를 해왔던 양지팀의 올해 모임은 특별하다.


내년이 양지팀 제2대 감독을 맡았던 고(故) 김용식 선생의 탄생 100주년이기 때문이다. 1985년 타계한 김용식 선생은 국가대표팀 코치로 1948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뒤 1960년대까지 대표팀 코치와 감독을 수차례 역임한 한국 축구의 전설적인 인물로 2005년 축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양지팀 주장인 허윤정씨는 "내년은 김용식 선생이 태어나신지 100년이 되기 때문에 올해 모임은 의미가 크다.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고인을 기릴 여러 가지 방안을 이번 모임에서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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