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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BREACH 의 실존스파이 : 이중간첩 로버트 한센 기소장 원문


2007년 개봉된 스파이 영화 'BREACH'
BREACH 는 법률용어로는 '위반'등의 뜻이며 '보안구역' 이라는 의무도 있지만 이영화에서는 오히려
'버림''저버림'등이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돈을 위해 소련 KGB의 스파이로 전락한 FBI 요원이 그의 조국에 약속했던 신성한 맹세에 대한 '저버림'이 적당한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실존했던 FBI 요원 ROBERT PHILIP HANSSEN 의 스토리를 그린 작품입니다
영화에서는 FBI 루키요원을 한센의 보좌원으로 배치하면서 그에게 한센을 근접감시하는 임무를 부여하는 것으로 시작돼
감시과정에서 일촉즉발의 숨막히는 순간을 경험하는 루키요원을 따라서 전개됩니다
루키와 한센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일품이며 백분여의 상영시간동안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보다 더욱 실감나고 첫 페이지를 보면 백3페이지, 마지막 페이지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문서가 있습니다
바로 FBI 요원 ROBERT PHILIP HANSSEN 에 대한 FBI의 기소장입니다
2001년 2월 작성된 이 기소장을 보면 그야말로 질식할 듯한 첩보원의 세계가 영화처럼 펼쳐집니다

1944년생인 한센은 치대를 다녔고 MBA 과정을 거쳐 회계사로도 일하다 1976년 FBI 에 들어가게 됩니다
한센은 1976년 루키때부터 소련 KGB 에 접근했음을 알아냅니다만 이 기소장은 1985년이후 행적이
자세하게 기재돼 있습니다 

그 자신이 대소련 방첩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미국내 KGB 활동상황을 손바닥보듯 파악했던 한센,
암호명 'B'로 명명된 한센은 1985년 10월, 미국주재 소련대사관에 근무하는 KGB 요원의 집으로 
가명을 사용한 편지를 보냅니다 

편지안에는 또 하나의 편지봉투가 나타납니다 '이 편지를 뜯지 말고 곧바로 아무개에게 전하시오'
이 편지에서 말한 아무개는 미국주재 소련대사관에 근무하는 KGB의 미국거점장이었습니다 

KGB 거점장은 편지를 본뒤 깜짝 놀라고 맙니다 
' ----------- 이 내용은 10만달러의 가치가 있을 것이요, 내가 알기로는 미국내 3개 지역에 근무하는 
3명의 KGB 요원 A,,B, C는  우리쪽에 포섭된 이중간첩이 틀림없습니다 '

한센의 편지에 앞서 1985년 여름 또 다른 KGB 스파이로 암약했던 CIA의 올드리치 에임스도
이 거점장에게 똑 같은 편지를 보냈었습니다

에임스의 편지에 반신반의하던 KGB거점장은 한센으로 부터 똑같은 정보를 건네받고 마침내
이들 3명이 이중간첩임을 확신하고 바로 그다음달 11월 이들 3명을 소련으로 송환했으며
2명은 사형됐고 1명은 10년형을 선고받고 사면된뒤 미국으로 망명했습니다

이 편지에서 한센은 날짜와 시간을 표시하는 암호를 알려줍니다
자신은 항상 날짜와 시간을 이야기할때 6을 더할테니 KGB는 그 날짜와 시간에서 6을 빼면 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9월 9일 오후 9시를 이야기한다면 실제 의미는 3월 3일 오후 3시가 되는 것입니다


한센은 며칠뒤 처음 편지를 보냈던 그 KGB요원의 집으로 소포를 보내고 그 요원은 그 다음날
가방에 넣어 대사관으로 그 소포를 들고 옵니다 

그러나 바로 이 소포를 가방에 넣어 그 다음날 아침 소련대사관으로 들어오는 이 KGB 요원의 
모습이 FBI 대소련방첩팀 감시조의 카메라에 그대로 찍혀져 한센 재판때 증거로 제출됐습니다 
1985년 찍힌 사진이 2001년 재판 증거로 사용된 것입니다

미국정부가 미국내 각국 대사관의 활동을 얼마나 치밀하게 감시하는가을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그뒤 한센은 정보 1건당 적게는 만달러에서 많게는 10만달러, 그리고 때로는 다이아몬드를 받게 됩니다
또 KGB 국장으로 부터 직접 고맙다는 편지도 여러 차례에 걸쳐 받게 되고 미국에서 건네진 돈과는별도로
소련 모스크바의 소련은행에 한센명의의 계좌를 개설, 돈을 받게 되며 2001년 체포될때 그 은행구좌에
넣어진 돈이 60만달러를 넘었다고 합니다

한센은 주로 워싱턴DC 인근의 각 공원을 접선장소로 사용했습니다 주로 공원의 작은 개울에 놓여진
다리 아래에 정보가 담긴 소포를 놓으면 KGB는 소포를 가져가고 돈뭉치를 갖다 놓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들은 안전을 위해 바로 다리밑으로 가지 않고 공원 안내판에 테잎을 이용해 표시를 해둡니다
한센이 정보를 갖다 놓으면 공원 안내판에 세로로 테잎을 붙이고 KGB요원이 돈뭉치를 갖다둔뒤에는
가로로 테잎은, 한센이 돈을 픽업하면 다시 세로로 테잎은 붙였습니다

또 제2, 제3의 포인트들을 정했고 KGB는 한센이 위험해지면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피신하도록 조치했습니다 

한번은 오후 9시 KGB가 정보를 픽업하기로 했으나 사정상 딱 3분이 늦었지만 이를 지켜보던 한센이
안전을 위해 다시 정보뭉치를 차에 옮겨싣고 가버렸다고 합니다 

또 한번은 KGB요원이 정해진 다리의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에 돈을 놔둬서 길이 엇갈리기도 했고
한번은 한센이 정장차림이라 다리아래로 내려갈 경우 의심받을 것을 우려해 돈 픽업을 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한센이 전화로 접선할 수 방법을 자신이 시키는 대로 신문광고하라고 하자 KGB는 워싱턴 타임스에 전화번호를
알리는 광고를 냈습니다 
차를 사려는 사람은 특정기간내 오후 1시에 아무개 번호로 전화하라, FBI 조사결과 이 전화번호는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한 쇼핑몰내에 있는 공중전화였습니다
놀랍게도 이때 통화내용도 FBI에 의해 완벽하게 도청돼 증거로 제출됐습니다



아마도 특정시간을 정해놓고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광고등은 FBI등이 반드시 체크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센은 점점 더 대담해지면서 이번에는 컴퓨터 디스켓을 넘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3번째 디스켓을 받은 KGB는 디스켓에 아무런 내용이 없어 당황해 하며 한센에게 내용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한센은 'USE 40 TRACK MODE' 라고 전합니다,
디스켓의 안전을 위해 특정 트랙에 내용을 저장해 통상적인 디스켓 리딩으로는 읽혀지지 않게 한 것입니다

특히 이 기소장에는 미국내 KGB 요원들의 부서별 담당업무, FBI와 CIA의 이중간첩 프로그램을 비롯한
극비의 작전등 상상을 초월하는 스파이세계가 적나라하게 기술돼 있습니다

정보가 새고 있음을 알고 있는 FBI가 KGB 더블에이전트를 찾기 위해 역검색을 실시하고 이 와중에서
한센이 아닌 다른 사람을 추적하는등 우여곡적을 겪은 내용도 나옵니다

실제 1998년 FBI 는 암호명 'B'로 확신한 KGB 이중간첩 1명을 체포했지만 그들이 도청한 테잎을 들어보고는
자신이 체포한 스파이는 'B'와는 전혀 다른 인물임을 알게 됩니다

색출에 더욱 박차를 가한 FBI는 마침내 한센으로 용의자를 압축하고 그를 밀착감시하기 위해 2000년 12월
그를 승진시켜 FBI본부내 신설부서인 전산정보부서를 맡게 합니다
이때 루키요원을 보좌원으로 투입시키게 되고 루키는 이 일이 미국의 안전이 걸린 일임을 알고 한센이
자리를 비운사이 한센의 PALM PDA의 정보를 다운받고 이를 암호해독해 한 공원에서 정보를 전달하려던
한센을 체포하게 됩니다

한센은 얼마나 용의주도했던지 한번 만나자는 KGB의 제의도 거부하고 비밀장소를 통해 돈과 정보만
교환했다고 합니다

한센은 2001년 7월 검사와 프리바겐을 통해 KGB 정보를 넘겨주는 대신 사형구형을 면하고 종신형을
선고받아 현재 가장 감시가 엄중한 SUPERMAX교도소인 콜로라도주의 한 교도소에 수감돼 있습니다

감히 말한다면 이 기소장 자체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편의 스파이소설입니다

내용을 많이 줄였습니다만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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