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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없음2012.04.0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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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 '암행감찰팀' 전·현직 직원들의 증언


원본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4/06/2012040601300.html?news_Head1

현 정부의 민간인 사찰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과거 정부의 민간인 사찰 여부를 놓고 청와대와 정치권이 뒤엉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이 물음에 대한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한두 명이 아니다. 지난 정권의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암행감찰팀)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이 적어도 100명이 넘는 데다, 이들 중 일부는 현 정부의 암행감찰팀(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도 근무했거나 근무를 하고 있다. 암행감찰팀에 근무했던 전·현직 직원들은 "지난 정부나 현 정부나 활동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국가 중대 사안에 대해선 신분을 막론하고 조사를 했고 동향을 탐문했다. 그게 조직에 부여된 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현직 직원과 사찰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현 정부는 물론 과거 정부의 암행감찰팀 활동을 살펴봤다.


◇"국가적 이슈는 민간 구분 없이 탐문"


2004년 의료단체 간부로 있던 의사 박모씨는 낯선 남자의 전화를 받았다. 단체에 대해 물어볼 게 있으니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커피숍에서 만난 그 남자는 박씨에게 명함을 내밀었다. 명함에는 이름과 전화번호만 있었고, 소속 기관이나 주소는 나와 있지 않았다. 국정원 직원들의 명함과 유사했다. 남자는 단체의 업무와 현안은 물론 단체 회장에 대한 개인 정보까지 이미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 남자는 박씨가 소속한 단체의 회장에 대한 비리 등에 대해 물어봤고 박씨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그러자 남자는 자신의 가방에서 회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제시하며 다시 박씨를 추궁했다고 한다. 박씨는 "당시 의료 단체 사이에 마찰이 있었는데, 제2의 한약 분쟁이나 의료 파동을 사전에 막기 위해 총리실(암행감찰팀)이 단체 대표들을 압박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당시 우린 모두 민간인이었다. 카드 사용 내역을 어디에서 구했는지 궁금했다"고 했다. 카드 사용 내역을 확보하려면 본인 동의를 받거나 법원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한다.


기업인 김모씨도 2008년 말 암행감찰팀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과천청사에 다니는 고위 공무원과 친분이 있었는데 조사관으로부터 그 공무원의 비위와 관련해 보름간 내사를 받았다고 했다. 김씨는 "그 공무원을 얼마나 미행했던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꿰고 있었고 나와 만났을 때 술값을 누가 얼마나 냈는지까지 파악하고 있었다"고 했다.


암행감찰팀은 공직자 비리를 조사하는 게 주된 임무였으나 국가적 이슈가 될 만한 사안에 대한 사전 탐문과 동향 보고도 팀의 업무였다고 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물론 현 정부에서도 그 업무는 그대로 이어졌다고 전·현직 직원들은 밝혔다. 지난 정부에서 암행감찰팀에 근무했던 한 직원은 "노조 파업과 학원사태 등이 불거질 조짐이 보이면 사전 조사와 동향을 파악했다. 국정의 혼란을 막기 위한 정책 수립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다. 공직자뿐 아니라 때론 민간인에 대한 사찰이 공공연히 존재해 왔다는 말이다. 현 정부의 경우 광우병 촛불 사태를 계기로 2008년 7월 폐지됐던 암행감찰팀을 5개월 만에 부활시켰는데, 촛불 사태 관련자가 대부분 민간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팀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이미 민간인 사찰을 염두에 두었던 것이다.


유력 정치인 동향 보고

李대통령 서울시장 시절 車 세워 트렁크 열었는데

돈상자 대신 비누세트… 박근혜 보고서도 몇번 봐


◇박근혜 등 주요 정치인 동향 보고도


어쩔 수 없이 민간인 사찰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대표적인 게 뇌물 비리다. 돈을 준 사람이 기업인이다 보니 해당 공직자뿐 아니라 기업인 조사도 병행했다는 것이다. 현 정부 암행감찰팀 직원은 "건설업체에서 돈 받은 공무원을 쫓고 있는데 그 공무원만 조사하면 뭐가 나오느냐. 건설업자도 살펴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암행감찰팀에서 때로는 공직 기강과는 거리가 먼 정권의 '입맛'에 맞는 보고서나 정보가 생성됐는데 대표적인 게 바로 정치인 관련 내용이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서울시장 시절 암행감찰팀(조사심의관실)과 '악연'이 있다. 암행감찰팀원들이 시장의 관용차를 세우고 트렁크를 열어봤는데 돈 상자 대신 비누세트 선물이 나왔다고 한다. 시장 관용차를 조사했던 팀원 중 일부는 지금도 암행감찰팀에 근무하고 있다.


암행감찰팀은 주요 정치인에 대한 동향 정보는 물론 비위 첩보를 모아 청와대에 보고했는데 이는 노무현 정부뿐 아니라 현 정부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전직 암행감찰팀 관계자는 "이미 사찰 사실이 알려진 남경필·정태근 의원은 물론 박지원·정두언·정몽준 의원 등 비중 있는 여야 정치인 동향이 모두 관찰 대상이었으며,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에 대한 보고서도 두 차례 작성된 것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왜 갑자기 수면 위로?

이영호가 급조한 이번 팀 충성심 위주로 뽑다보니 

경력자보다 초보 많아 어설프게 조사하다 걸려


◇"과거 정부 베테랑에게 배웠다"


그렇다면 과거에 노출되지 않았던 암행감찰팀의 활동이 왜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일까. 경찰 출신의 전직 암행감찰팀 직원은 "일부 팀원들이 어설프게 조사하다 문제를 일으켰다"고 했다. "암행감찰팀은 국정원과 국세청 같은 관계 기관에서 협조를 받는 등 강력한 화력을 갖췄지만 작전은 잠수함처럼 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 팀원들이 전함(戰艦)으로 착각하고 화력 자랑을 했으니 탈이 날 수밖에 없었다"는게 그의 말이었다. 김종익씨 사건을 보면 당시 팀(점검1팀)은 경찰서에 공문을 보내 수사 협조를 구하는 등 팀의 동선(動線)을 외부에 고스란히 노출했다고 한다.


최근까지 암행감찰팀에 근무했던 한 직원은 "우리 팀은 노무현 정부에서 근무했던 베테랑 동료로부터 조사 방법을 제대로 배웠다"면서 "그들로부터 'DJ정부나 지난 정부 땐 더 노골적으로 사찰해도 걸리지 않았는데 이번 감찰팀에는 아마추어들이 많다'고 놀림을 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 노동계 출신의 이영호 전 청와대 금융노사비서관이 충성심 위주로 팀을 급조하다 보니 '경력자'에 대한 충원이 적었고 '초보' 조사관들로 넘쳐났다는 것이다. 이 전 비서관에 대한 비선 보고 등 변칙 운영도 이번 사건이 불거지게 된 한 원인이었지만 조직의 인사 실패가 암행감찰팀의 그간 활동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주요 원인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공방, 억울·황당

공무원 임무수행 했을 뿐 前정부는 합법, 이젠 불법?

장진수 심정도 이해되지만 盧정부때도 2년 일해놓고…


◇"전·현 정부 불법·합법 구분은 무의미"


암행감찰팀은 공직자 입장에선 검찰보다 무서운 조직으로 알려졌다. '관가의 저승사자'로 불릴 정도다. 그러다 보니 정권 초기 공기업에 남아있는 과거 정권 인사를 솎아내는 일도 주로 이들에게 맡겼다고 한다. 미행과 법인카드·통화내역 조사는 기본이며 그들이 갖춘 최강의 무기는 '보안점검'이었다. 전직 암행감찰팀 관계자는 "한밤중에 공직자 사무실 문을 따고 들어간다. 각종 서류를 제대로 보관하고 있는지, 서랍에 현금이나 양주 등 값비싼 물건이 있는지 뒤지다 보면 최소 몇 건은 걸리지 않느냐. 수사기관은 압수수색영장이 있어야 가능하지만 우리는 그것도 필요 없다"고 했다. 그는 "이런 요긴한 '조직'을 써먹지 않을 정권이 어디 있겠느냐"고도 했다.


전·현직 암행감찰팀 관계자들은 민간인 사찰에 대한 정치권 공방에 대해 '억울하고 황당하다'는 입장이었다. "우린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일을 수행했을 뿐"(두 정권에 걸쳐 암행감찰팀에 근무했던 직원) "과거 정부는 합법 감찰이고 현 정부는 불법사찰이라는 건 성립되지 않는 말이다. 우리 임무 중엔 들키면 불륜이 되고 안 걸리면 사랑이 되는 그런 식의 일이 늘 존재해 왔다"(전직 암행감찰팀 직원)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다. 이영호 전 비서관 등 윗선은 빠져나간 채 아무런 사후 보장 없이 범죄자가 되어 공직에서 쫓겨날 신세에 처한 장진수 전 주무관의 심정도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도 있었다.


암행감찰팀 관계자는 "장 전 주무관은 직급(6급)은 낮지만 지원관이 청와대에 보고하러 갈 때 차량을 운전하는 등 현 정부 암행감찰팀의 '비밀'을 많이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 역시 노무현 정부에서 2년 가까이 암행감찰팀에 근무했다"면서 "특정 정치권 입장에서 비밀을 폭로하는 걸 보니 마음이 착잡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