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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작전권상실우려 한미연합사창설-'미군 주둔하는한 작전권 가져야' : 72년 태평양사령부 일지

'1972년 미국 태평양사령부 일지'중 46-47쪽

지난 1978년 창설된 한미연합사령부가 카터의 주한미군철수계획에 따른 보상조치라는 기존 가설과는 달리 미국이 작전통제권 상실을 우려, 미군이 한국에 존재하는 한 작전권을 가질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사실이 1972년 미국 태평양사령부 일지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1급 비밀로 분류됐던 '1972년 미국 태평양사령부 일지'중 46-47쪽 '한미연합군 본부'를 설명한 기록에 따르면 한미연합사조직은 1970년 한국정부가 먼저 제안했지만 1971년 11월 후반, 주한미군사령부가 1972년 12월 미군이 철수한다면 작전통제권을 잃게 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견해를 표명함에 따라 작전통제권 유지를 위해 연합사청설을 적극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태평양사령부도 작전통제권을 잃을 수 있다는 주한미군사령부의 우려에 동의하고 미군이 한국에 실체적으로 존재하는 한 한미연합군본부가 작전통제권을 영원히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믿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1971년 미국 태평양사령부 일지'중 65쪽에 따르면 태평양사령부는 이같은 주한미군사령부의 건의를 받고 예하의 태평양육군사령부[CINCUSARPAC]에 견해를 물었으나 그해 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기록된 것으로 미뤄 태평양사령부는 작전통제권 상실을 우려하며 다각적인 대쳑마련에 나섰던 것으로 보입니다

'1971년 미국 태평양사령부 일지'중 65쪽

태평양사령부는 1972년 1월 27일 이같은 방안을 미 합참에 건의했고 마침내 4월 7일 미 국방부차관은 한국에 사단규모의 미군이 주둔하는 한 한미연합군본부조직을 지속할 수 있다고 승인했습니다 
단 국방부차관은 한국정부에 이같은 결정을 전달할때 사단규모의 미군이 주둔하는 것과 한미연합군본부조직이 지속되는 것을 연관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이는 미군 주둔규모가 사단규모이하로 줄어들더라도 한미연합군본부 조직을 지속시켜 미국이 작전통제권을 유지토록 할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태평양사령부는 그 다음날인 4월 8일 주한미군사령부에 한국정부에 이같은 결정을 통보할 것을 지시합니다
태평양사령부역시 국방부지시와 마찬가지로 주한미군사령부는 한국정부가 추가정보를 요구하더라도 한미연합군본부에 미군이 참여한다는 방침이 승인됐다는 정도로만 간단하게 설명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이 문서에 따르면 1970년 5월 주한미군 감축결정에 따라 한국정부가 한국이 독자적인 방위능력을 가질때까지 미군일부가 참여하는 한미연합군본부를  제안하는등 한미연합사령부 창설 아이디어는 한국정부에서 나온 것으로 돼 있습니다
당시 철군계획은 72년 7월시작, 72년 연말 완료였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미 합참은 1970년 11월 한미연합군본부 개념을 승인하며 임시조치임을 한국정부에 이해시키라고 지시할 정도로 연합사창설에 대해 처음에는 미온적이었으나 1971년 작전통제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외부적으로는 미온적, 내부적으로는 적극적 자세를 견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1970년 미8군일지중 7월분 일부

1970년 미 8군 일지[EUSA]에 따르면 1970년 7월 6일 미국정부가 포터 주한미대사를 통해 아시아주둔 미군병력감축을 골자로 하는 닉슨독트린에 따라 한국에 주둔하는 6만4천명의 미군병력 일부를 철수할 것이라고 공식통보했으며 7월 5일부터 베트남을 방문중이던 최규하외무장관은 9일 미국정부의 주한미군 일부 철수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발표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7월 12일 정일권 국무총리는 AP통신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주한미군 2만명을 철수시킨다면 그의 내각은 총사퇴할 것이라며 강력한 철군반대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한국정부는 이처럼 절박한 상황에서 한미연합군본부형태의 조직을 미국에 제안했고 시큰둥했던 미국은 작전통제권 상실이 우려되자 이를 항구적으로 확보-유지하는 방안으로 한미연합사 청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미연합사령부를 통해 미군이 발을 빼지 못하게 함으로써 안보를 확보하려던 한국의 전략과 한국내 작전통제권을 지속적으로 확보함으로서 한반도는 물론 유사시 동북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1975년 유엔총회에서 1976년 1월 1일을 기해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한다는 결의가 채택됨에 따라 1977년 제10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에서 한미가 합의하고 이듬해인 1978년 11월 창설됐습니다

유엔사 위상약화에 따른 전투사령부가 필요했다, 카터의 주한미군철수정책에 따른 보상조치다, 박정희 정부가 미국에 강력하게 항의해 연합사를 얻어냈다는등 한미연합사령부 창설에 대한 다양한 배경설명이 있습니다만 태평양사령부일지등을 살펴보면 연합사 창설은 미국의 시혜적 조치라기 보다는 한국내 작전통제권 항구적 확보-유지라는 미국의 현실적 목적도 한몫 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미연합사령관에게 부여됐던 작전권중 평시 작전통제권은 1994년 환수됐으며 전시 작전통제권은 2015년 환수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