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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문창극 동의요청서 결재보류 - 청와대, 낙마대비 후임 총리후보군 검토착수 : 동아일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전에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쪽으로 여권 핵심부의 기류가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문 후보자는 “사퇴할 생각이 현재까지 없다”며 버티고 있지만 사퇴 기류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게 여권 핵심의 판단이다.

원본출처 http://news.donga.com/Main/3/all/20140618/64374957/1


이 같은 기류는 친박(친박근혜) 핵심들의 발언을 통해 확인됐다.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친박계 좌장 서청원 의원은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문 후보자는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 측은 “사실상 자진 사퇴를 촉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도 청와대에 “후임 총리 인선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강제적으로 의원들의 판단을 유도하거나 강요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론 투표를 포기한다는 뜻으로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는 상황에도 대비하겠다는 메시지다. 

당초 문 후보자를 안고 가려던 청와대의 기류도 바뀌고 있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박 대통령과 수시로 통화하면서 여권 내 부정적인 기류 등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당초 이날 국회에 보낼 예정이었던 임명동의요청서 결재를 보류했다. 문 후보자는 “순방 중인 대통령의 일정 때문에 결재가 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박 대통령 역시 문 후보자 카드를 고수할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일각에선 이미 문 후보자의 낙마에 대비해 후임 후보군에 대한 검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두 명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부실 검증’ 책임이 있는 김 실장에 대한 사퇴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자가 사퇴할 경우 인사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김 실장이 버티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자진 사퇴를 바라는 여권의 기류와 달리 문 후보자는 이날 퇴근길 기자회견에서도 “청문회에 가서 국민에게 당당하게 제 의견을 말씀드려서 이해를 구할 것”이라며 버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