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백화점 가전매장에서 경쟁사인 LG전자의 3D(3차원) TV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영상을 내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3D TV란 영상신호를 입체감 있게 즐길 수 있는 첨단 제품으로, 국내외 주요 가전회사들이 기술개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원본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3/22/2010032201010.html?Dep1=news&Dep2=headline1&Dep3=h1_05
LG전자는 삼성측의 영상 방영을 중지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삼성전자는 “LG전자 매장은 더욱 심하게 우리를 비방한다”며 맞서고 있다. 영업현장의 과열경쟁이 도를 넘어선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부터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있는 자사 매장에 진열한 TV에서 집중적으로 LG전자를 비방하는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주요 내용은 최근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3차원(3D) TV 기술을 둘러싸고 LG전자가 소비자에게 사기를 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영상은 삼성전자 영업부서에서 제작해 신세계백화점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다른 매장에서도 내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은 최근 일부 온라인매체에 보도된 LG전자의 3D TV 대량수출 논란과 관련된 기사를 종이신문 기사처럼 편집해 매장에 비치된 대형TV 화면에 내보내고 있다. 화면에는 ‘나라 안팎서 잇달은 황당한 조작, 부도덕한 X사’ ‘제품이 안 되니 말로라도 소비자 현혹시켜보자?’ ‘신제품도 없고 기술력도 떨어진 상태에서 마음만 급해진 X사, 국제적으로 사기를 치려고 한다’ ‘이런 제품을 어떻게 믿고 구입할 수 있을까요?’ 등 원색적인 비난 문구가 나온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최근 영국 최대의 위성방송 사업자 ‘스카이’에 3D TV 1만5000대를 공급한다고 발표했으나, 현지 법인이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LG전자는 이와 관련 "영국과 한국간 유통구조 차이로 빚어진 오해"라며 "LG전자는 스카이방송의 지정 유통업체(distributor)에 계획대로 '3D' TV를 공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측의 공세에 대해 “상도의를 넘어선 비열한 행태”라고 발끈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모두가 정직했으면 좋겠다’는 삼성전자의 홍보문구처럼 영업활동도 서로 정직하게 했으면 좋겠다”면서 삼성전자에 비난영상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 ▲ 작년 삼성전자 냉장고 폭발사고 당시 LG전자 매장에 붙은 안내문.
하지만 LG측의 반응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LG 매장에서는 삼성 제품을 더 심하게 악평한다”면서 “오히려 우리가 피해자”라고 맞섰다. 예를 들어 작년 삼성전자 냉장고 폭발사건이 발생했을 때 LG전자 매장에서는 고객들에게 “삼성 냉장고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는 식으로 비방했다는 것이다. 당시 LG전자 매장에서는 삼성냉장고 폭발 관련 기사에 '안전한 디오스(DIOS)로 하세요'란 문구를 넣은 자료를 매장 출입구와 자사 냉장고에 붙여놓고 고객에게 보여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도 관련자료를 다 수집했지만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데, 영업 현장에서 참다못해 나선 것 같다”며 "LG측의 요구는 적반하장격"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과거에도 TV, 휴대폰 등 첨단 제품이 출시될 때 종종 상대편을 지나치게 깎아내리는 마케팅을 펼쳐 물의를 빚어왔다. 양사 경영진은 상호비방을 삼가하고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으나 영업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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