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쿠데타 계획이 사전에 발각됐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울의 한 호텔에서 5·16쿠데타를 지휘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일 한국학중앙연구원 현대한국연구소 현대한국구술자료(이하 한중연 구술자료관)에 따르면 5·16쿠데타에 참여했던 김재춘 전 중앙정보부장은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가 진행한 면담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원본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1/02/2012110201943.html?news_Head3
2012/11/02 - [분류 전체보기] - 김재춘, 1963년 하비브찾아가 박정희 꺽도록 미국이 야당후보선택하고 자금 지원해달라 요청 : 미국무부 외교전문 첨부
그는 쿠데타 주동자들이 당초 5·16쿠데타 하루 전날인 5월 15일 밤 10시에 6관구 참모장실에 모이기로 했지만, 쿠데타 모의가 사전에 발각되는 바람에 몇 명만 나오고 나머지는 다 도망갔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은 박 전 대통령도 현장에 나오지 않았으며 서울호텔에서 쿠데타를 지휘했다고 말했다.
“5월 15일 10시에 6관구 참모장실에 모여라. 그게 박정희 장군의 혁명군 명령이에요. 우리가 움직일 제때에 우리 체포령이 내렸어요. 그러니 10시에 모이라고 하니까 그때 모인 사람은 내가 기억할 정도로 몇 사람밖에 안 나오고 나머지는 도망가고. 박정희 장군도 전화로만 ’지금 어딨어. 어떻게 하고 있어’ 이런 식으로 전화만 나한테 오는 거에요. 그래서 내가 있다가 ’거 지금 계신 데가 어디에요?” ’여기 서울 호텔이야’“
”그분(박 전 대통령)이 서울호텔에서 지휘했어요. 부대는 6관구에서 내가 지휘하고. (중략) 내가 (박 전 대통령에게) ’왜 안나왔느냐’고 그랬더니 ’아니 나 실패한 줄 알았어’ 그러더라고.“
김 전 부장은 4·19혁명이 나기 전부터 쿠데타를 준비했으며 예행연습도 했다고 증언했다. 또 원래는 4·19 혁명일인 4월 19일에 쿠데타를 하려 했지만 5월 12일로 연기했으며 또다시 5월 16일로 한 차례 더 연기했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은 당시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장면 총리가 몸을 피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뒤 ”집권을 포기하고 도망간 사람을 위해 우리가 지킬 필요가 없다“면서 쿠데타 성공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강원도지사였던 박영록 전 의원은 쿠데타 계획 소식을 듣고 장면 총리, 이한림 1군사령관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증언했다.
또 2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긴급 개최해 민기식 1군단장과 함께 쿠데타 주도세력에 대한 진압 작전을 결의했지만 쿠데타를 인정한 윤보선 대통령의 친서가 발표되면서 진압 작전이 결국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한중연 구술자료관은 명지대, 서울대, 한국외대, 한신대 구술자료 수집 연구단과 함께 한국학진흥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2009년부터 ’현대 한국 구술사 연구 사업’을 벌여왔다. 김재춘 전 중앙정보부장 등의 구술 자료를 5일 인터넷(http://mkoha.aks.ac.kr)을 통해 일반에 공개한다.
수집된 자료 중에는 5·16 쿠데타 직후 쿠데타 세력에 대한 진압 시도를 비롯해 공화당 창단자금과 4대 의혹사건, 1967년 신민당 통합 관련 공화당 사전 조직 활동, 1952년 부산정치파동, 1975년 박정희와 김영삼의 영수회담, 외자도입법 제정 과정, 한국군 창설 과정, 민주화 운동 당시 종교인의 역할 등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한중연 구술자료관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