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욱씨 수십건 글올려… 타인 명의로 작성 드러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올 초 자신의 미니홈피에 수십 개의 비방글이 올라오자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는데, 비방글을 주도한 사람은 다름 아닌 박 전 대표 동생 근령(55·전 육영재단 이사장)씨의 남편인 신동욱(41·전 백석문화대 교수)씨인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지난 2~5월 사이 박 전 대표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박근령씨가 육영재단 이사장에서 해임되는 데 박 전 대표가 배후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글이 수십 개 올라왔다.
'박근혜의 묵인하에 박지만(박 전 대표 남동생)이 주도해 육영재단을 강탈했다' '박지만의 측근이 중국에서 신동욱을 납치하려 했는데 박근혜 전 대표가 사과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박 전 대표측은 "계속 글을 올리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대응했지만 비방글은 중단되지 않았고, 결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네티즌 10여명을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에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이 사건을 서초경찰서에 내려 보내 수사를 지휘한 결과 비방글의 대부분은 신동욱씨가 타인의 명의를 빌려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최근 신동욱씨 등에 대한 조사를 끝낸 뒤, 비방글을 직접 작성한 신동욱씨를 포함한 4명을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신동욱씨를 조만간 소환조사한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박 전 대표 동생 근령씨는 1990년부터 육영재단 이사장을 맡아 운영해오다, 2001년 편법 운영과 불법 해임 등이 문제가 돼 성동교육청에 의해 이사장 취임 승인이 취소됐다.
근령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지난 5월 대법원은 해임이 정당하다고 판결해 이사장직을 잃었다. 육영재단은 1969년 4월 고(故) 육영수 여사가 어린이 복지사업 등을 위해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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