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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없음2013.09.1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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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식 의혹에 우리 사회가 또 두 쪽으로 갈라졌다. “파도 파도 미담”과 “파도 파도 (술집) 마담”으로 쪼개졌다. 온갖 음모론이 난무할 때 진실에 다가서려면 입장을 뒤집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솔직히 조선일보의 첫 보도는 경쟁 신문들엔 뼈아팠다. 당사자인 채 총장의 반론이 없고, ‘밝혀졌다’는 식의 단정적 표현을 빼고는 보도할 가치가 충분했다. 오히려 보도를 안 했다면 더 큰 문제를 불렀을지 모른다. 그 신문의 노조와 공정보도위원회가 “검찰과 엿 바꿔 먹었느냐”고 들고 일어났을 것이다.

원본출처 http://joongang.joins.com/article/aid/2013/09/16/12214931.html?cloc=nnc&total_id=126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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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 총장의 사퇴 이후 일부 검사의 반발은 이해가 간다. 대검 감찰과장은 “전설적 영웅(채 총장)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겠다”고 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대목은 집단이기주의다. 우리 사회가 혈세를 댄 것은 검찰의 호위무사가 되라고 한 것이지 총장 개인을 지키라고 한 건 아니다. 오히려 서부지검 평검사들의 의견이 훨씬 논리적이고 차분하다. “사표 수리 이전에 먼저 의혹의 진상을 밝혀야 하고… 채 총장은 사의 표명을 거둬야 한다.” 지금은 채 총장이 떠날 때가 아니다. 그는 "새가 둥지를 떠날 때 깨끗하게 하고 떠난다”고 했다. 마땅히 진상부터 말끔히 마무리할 일이다.

 입장을 바꿔 1998년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스캔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르윈스키의 속옷에 말라붙은 현직 대통령의 정액 몇 방울을 찾기 위해 479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외국에서 보면 수치스러운, 속된 말로 쪽 팔리는 일이다. 당시 딸 첼시는 감수성이 예민한 17세였다. 그럼에도 미국 사회는 어떤 자비도 고려하지 않았다. 바로 사실 때문이다. 진보니 보수니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이다. 소설가 김훈은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에서 이렇게 썼다. “‘사실’은 아무리 치욕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 이미 정의를 내포하고 있으며, 여론이 사실을 몰고 가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 여론을 이끌고 갈 때 민주주의는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을 클린턴의 정액은 입증해 주었다.”

 우리 사회의 일부에서 고위 공직자의 혼외자식 의혹을 사생활로 감싸 주려는 분위기는 놀라운 발견이다. 미국의 ‘포린폴리시’도 2040년이면 사라질 16가지의 유물을 꼽은 적이 있다. 영국 왕실·중국 공산당과 함께 일부일처제도 포함시켰다. 여성 권한이 신장되면서 굳이 인간의 동물적 본능에 어긋나는 제도를 인위적으로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아직은 2013년의 대한민국이다. 우선 혼외자식 의혹부터 가려야 한다. 현직 대통령의 정액까지 까발리는 미국이냐, 허리 아래의 일은 묻어 두는 프랑스냐를 선택하는 고민은 그 다음이다.

 개인적으로 DNA 검사를 통해 채 총장의 결백이 밝혀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를 믿기에는 그동안의 대응이 너무 소극적이었다. 가수 나훈아는 스캔들 루머가 퍼지자 수백 명의 기자를 모아 놓고 탁자 위에 올라 혁대를 풀면서 소리쳤다. “꼭 이렇게 보여줘야 믿겠습니까?” 물론 채 총장에게 이 정도의 대응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하지만 진짜 사실무근이었다면 “몇 올 안 되는 내 머리카락 여기에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게 마땅했다. 법무부의 감찰에도 사퇴 대신 당당하게 맞서야 했다. 상당수의 검사가 “채 총장을 믿고 싶지만 뭔가 찜찜하다”며 쭈뼛거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가 한 발 나아가느냐, 아니면 후퇴하느냐는 시험대다. 청와대가 채 총장의 사표 수리를 미루고 진실부터 밝히자고 나선 것은 올바른 수순이다. 어느 땐가부터 우리 사회에는 의견과 사실을 뒤섞어 버리는 경우가 흔해졌다. 정치적 프리즘을 통해 모든 사안을 집단논리와 파워게임으로 굴절시킨다. 이런 음모론이 판치면 우리 사회는 후퇴한다. 오직 사실만을 쫓아야 한다. 성경 요한복음은 “진리만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가르친다. 지금 그 진리를 향한 길은 오로지 DNA 검사밖에 없다.

이철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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