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장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질 켈리(37)가 한덕수 전 주미대사의 추천으로 한국의 명예영사(honorary consul)로 임명돼 활동 중인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끈다.
원본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1/14/201211140316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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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켈리는 두어 달 전 한국의 명예영사로 임명돼 활동해왔다”며 “켈리가 명예영사가 된 과정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도사인 한덕수 전 주미 대사가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도 “켈리는 한미 FTA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지지를 끌어내는 일을 도왔다”며 “켈리는 주미 한국 대사가 플로리다주 탬파를 방문했을 때 지역 재계 인사들과 만남도 주선했다”고 전했다.
한 전 대사는 지난 2월 사의를 표명하기 전 주미대사관 직원을 시켜 플로리다주를 관할하는 애틀랜타 한국총영사관 측에 켈리를 명예영사로 위촉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한 전 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각종 행사에서 만났던 켈리가 한미 FTA 타결을 계기로 양국 경제협력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명예 영사제도를 활용해 한미관계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 보도록 애틀랜타 총영사관에 요청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희범 애틀랜타 총영사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켈리의 명예영사 임명이 진행됐다”며 “임명 요건에는 하자가 없다”고 밝혔다.
김 총영사는 켈리와 30분간 전화통화로 면접을 실시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우리 외교가 일부에서는 켈리가 당국자들에게 “내가 언제쯤 명예영사가 되느냐”고 자주 묻는 등 지나친 관심을 표시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한 소식통은 “스스럼 없이 내가 누구누구랑 친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 등 과시욕이 강하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말했다. CNN도 켈리가 “돈이 많고 심심해서 군 고위급 인사와 관계된 일에는 어디든 끼는 사교계 인사라는 평이 있다”고 보도했다.
1961년 채택된 ’외교관계에 관한 빈협약’에 따르면 명예영사는 명예직일 뿐 공식적 책임이나 특권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 켈리는 지난 11일 911에 전화를 걸어 외교관에게 주어지는 특권을 내세워 경찰이 출동해 자택 잔디에 들어온 취재진을 쫓아내줄 것을 요구했다.
켈리는 “당신들(경찰)이 아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침해받아서는 안된다. 외교적 보호권도 갖고 있다”며 “(취재진이) 내 소유지를 넘어온 것은 법에 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켈리의 자택에 주차돼 있는 자신의 벤츠 차량에 ’명예영사(Honorary Consul 1JK’라는 글이 새겨진 번호판이 부착돼 있는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탬파베이온라인 등 탬파 지역 언론은 “켈리가 특별 번호판을 달 자격이 있는지” 또 그런 번호판이 존재하는 것인지 확실치 않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켈리가 한국 정부로부터 받은 명예영사라는 직위를 남용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포린폴리시도 켈리의 명예영사 활동이 그가 어떻게 해서 존 앨런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과 ’부적절한 교신’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명예영사직은 문제가 있다면 해촉할 수 있다”며 “켈리가 기소된 것도 아니고 처벌받은 것도 아니지만 문제가 확인되면 당연히 해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