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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률 전 국세청장 귀국 저울질 - 펌


한상률(사진) 전 국세청장의 귀국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일명 ‘한상률 게이트’의 주인공인 그가 실제로 귀국할 경우 정국에 파장이 예상된다.

사정기관의 핵심관계자는 13일 “한 전 청장의 부인 김모씨가 현재 암 투병을 하고 있다”며 “한 전 청장이 평생 자신의 뒷바라지만 해 온 부인의 간병을 위해 국내로 돌아와 검찰 조사를 받을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고위관계자는 “부인 암 투병 소식을 접한 한 전 청장이 국내에 있는 지인들에게 괴로운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자신에 대한 의혹을 귀국해서 직접 해명하고 싶은 생각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 전 청장 부인 김씨는 최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심신이 매우 쇠약해진 상태로 전해졌다. 지난 3월 돌연 출국한 한 전 청장이 귀국행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은 또 있다. 한 전 청장이 국세청 차장 당시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인사 청탁을 위해 ‘학동마을’을 전달한 ‘그림 로비 의혹’과 관련해 그의 입장이 변화됐다는 점이다.

한 전 청장은 지난달 25일 뉴욕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원구 국세청 국장의 주장은 전면 부인하면서도 그림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지금 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을 피했다. 그림 로비 의혹이 한창이던 지난 1월 “그림을 본 적도 없다. 신문에서 봤다”며 강력 부인하던 태도와는 달라진 것이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한 전 청장이 그림 로비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바꾼 것은 귀국을 대비해 일부 가벼운 혐의는 시인하는 방식으로 방향 전환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전 청장의 귀국 여부는 연말 정국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림 로비 의혹 외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이어진 박연차 회장의 태광실업 표적 세무조사설, 현 정권 실세에 대한 10억원 상납 의혹, 현 정권 실세들에 대한 세무조사 편의 제공 의혹 등이 있다. 안 국장이 제기한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과도 관련이 있는 상태다. 한 전 청장의 입에 따라 정국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한 전 청장의 인사 청탁 혐의가 구체화되고 있다”며 조속한 소환을 촉구했다. ‘한상률 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인 송영길 최고위원은 기자 간담회에서 “안원구 국장은 ‘한 전 청장이 자기 엄지를 들어 보이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사실을 과시하곤 했다’고 한다”면서 “한 전 청장을 즉각 소환해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과 이와 관련된 인사 로비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윤해 강주화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