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산업은행장은 2008년 8월 31일 리먼 브라더스에 인수제안서를 낸뒤 9월 3일 수요일 뉴욕을 방문, 오후 5시부터 리먼과 최종협상을 가지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관재위원회가 압수한 문건에 따르면 조건호 리먼브라더스 부회장은 2008년 9월 1일 월요일 조부회장은 '카키 레터'라는 제목아래 바트 맥데이드, 맥기 휴즈, 제싯 바탈, 브래드 휘드먼등 4명의 리먼 고위경영진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이메일에서 조부회장은 민유성[ES] 산업은행장이 수요일[9월 3일] 오후 3시 뉴욕에 도착하며 오후 5시부터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조부회장은 또 편지초안에 문화적 뉘앙스등을 고려해서 수정했다며 바탈이 민유성에게 보낼 편지초안을 첨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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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호의 수정을 거쳐서 바탈이 민유성에게 발송한 편지는 조건호이메일외에 그 진본을 공교롭게도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의 외부자문사인 페레라와인버그가 리먼 브라더스 파산관재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
이 이메일에서 바탈은 '오늘 당신들의 제안서를 받았는데 검토해본 결과 우리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말로 기선을 제압합니다.
그러면서 바탈은 '당신이 알다시피 우리가 전략적 제휴를 맺기 위해 함께 일하며 여러 차례 협상을 벌여왔다'며 '산업은행및 다른 한국금융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는 다는 것은 매우 가치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바탈은 '어제 우리 대화에서 논의된 것처럼 뉴욕에서의 직접 접촉이 이견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결론냈습니다.
바탈, 즉 리먼측은 산업은행의 60억달러 투자제안서가 마치 마음에 들지 않는 듯이 말하면서도 뉴욕에서 민유성을 만나 담판을 지으려 했고 민유성또한 뉴욕으로 가려 했던 것입니다.
또 하나 주목을 끄는 것은 '카키 레터'라는 이메일의 제목입니다. 이 제목이 이 편지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KHAKI는 우리가 흔히 군복이나 위장복을 가리켜 카키색이라고 말할때 사용하는 그 카키로 위장이란 뉘앙스를 가집니다. KAKHI란 인디언이 주로 사용하던 단어로 '위장' '무엇인가를 숨기려 하는 것','애매한 상태'등을 의미합니다. 말하자면 리먼은 민유성에게 '위장'편지를 보냈던 것입니다.
리먼은 산업은행측의 제의가 내심 마음에 들면서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식으로 본심을 숨긴 위장메일을 보냈던 것입니다.
리먼이 민유성을 뉴욕에서 만나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확신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이미 국회에서도 그 이유가 일부 거론됐고 미국언론은 물론 리먼 파산을 다룬 책자에서도 놀랄만한 그 이유가 언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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