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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기소 조선일보사설 : 횡령혐의로 기소된 효성그룹 2세를 보며

조현준 효성 사장이 2002~2005년 미국 현지법인 효성아메리카로부터 550만달러를 빼돌려 캘리포니아 고급 주택을 비롯한 해외 부동산 6건을 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 사장 동생인 조현상 효성 전무도 2008년 하와이 콘도를 사들인 자금 262만달러를 신고하지 않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원본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7/18/2010071800754.html

한국의 유력한 대기업을 물려받을 사람이 30대 나이에 부동산 투기라도 하듯 해외에서 집을 여러 채 산 이유가 뭔지 알 수가 없다. 나중에 갚았다곤 하지만 회사 돈을 개인 용도로 빼내 쓴 것부터가 문제다. 기업이 주식시장과 은행에서 자본을 조달하려면 먼저 회계가 투명해야 한다. 대주주 일가(一家)가 회사 돈과 자기 호주머니 돈을 구별하지 못한다면 누가 그 기업에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하겠는가.

그러지 않아도 우리 사회에선 재벌 2세들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말이 많다.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헐값으로 사들이는 식의 편법 상속·증여 논란은 일일이 헤아리기도 어렵다. "재벌 자제들이 몰려다니며 특정 기업 주가를 띄워 차액을 빼먹고 있다"는 증권가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부시행정부의 상속세 폐지 방침에 대해 "부자만을 위한 정책"이라며 반대했다. 이들은 수백억달러 재산을 자선사업에 내놓았고, 다른 부자들에게도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자는 '기부 서약' 운동을 펴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최대 수혜자(受惠者)인 기업인과 부자들이 자본주의 체제를 지켜야 할 도의적·윤리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에서다. 그래야 빈부 격차와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이겨내고 자본주의가 유지·발전할 수 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시장경제체제를 지켜야 할 가장 큰 책임은 대기업에 있다. 그런 대기업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적어도 공적(公的) 생활에서는 일반인과 다른 윤리와 책임의식을 보여줘야 한다. 성(城)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사람들이 스스로 성의 토대를 허물며 외부 공격을 자초하고 있다면 그 성의 앞날이 어떻게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