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사장요? 지금 한국에 없을 거예요. 열흘 전 쯤 ‘미국에 가야겠다’고 말한 뒤론 지금껏 보이지 않네요.”
원본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347/4391347.html?ctg=1200&cloc=home|showcase|main
경기도 용인시 고기리유원지. 곽현규(61)씨의 행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인근 식당 주인은 이렇게 답했다. 곽씨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핵심 증인으로 채택된 인물이다. 기자가 곽씨를 찾아나선 것은 개각 명단이 발표된 지난 8일부터였다. 곽씨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부탁을 받고 2007년 4월 뉴욕을 방문한 김태호 당시 경남도지사에게 수만 달러를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광재 강원도지사와 서갑원 민주당 의원도 그를 통해 박 전 회장으로부터 2만달러씩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지만 1·2심 법원은 이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도 지난 1월 “곽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김 후보자에 대한 내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이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기자는 곽씨의 미국 한인식당이 있는 뉴욕 현지의 교민들을 상대로 수소문한 끝에 ‘곽 사장이 용인에서 음식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곽씨의 음식점이 어디인지를 찾아내는 데 꼬박 이틀이 걸렸다. 그의 음식점은 고기리유원지에 있는 한식당 ‘산천’이었다.
지난 10일 오후 기자가 ‘산천’에 도착했을 때 식당엔 인기척이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식당 문 앞에 섰다. 유리문 안으로 누군가 보였다. 문을 두드리자 콧수염을 기른 남자가 나왔다. 그는 “지난 봄 곽 사장이 식당 영업을 그만두고 새 임차인을 구한 상태”라고 했다.
“ 곽 사장님은 해외로 나간 걸로 아는데….”
곽씨의 연락처를 물었지만 그는 “사장님 들르시면 말씀 전하겠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그후 며칠간 인근 주민·상인들을 취재한 결과 곽씨가 이 식당을 차린 것은 지난해 6월이었다. 10대 때 미국으로 건너가 식당업으로 자수성가한 그는 약 4년 전 이곳에 집을 구한 뒤 한국에 오면 이곳 주민들과 어울렸다. 지역 상인들은 “지난해 식당을 열었지만 관리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문을 닫았다”며 “하지만 최근까지도 자주 이곳을 찾았는데, 열흘 넘게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곽씨가 ‘산천’에서 약 2㎞ 떨어진 D한정식집에 자주 들른다는 소문을 듣고 그곳을 찾았다. 종업원에게 “곽현규 사장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아~ 네. 박연차 회장님하고 오시는 그분이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곽씨는 개각 발표 전날인 7일 저녁 이곳을 찾은 뒤 다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후 그를 본 사람도, 그의 소식을 들은 사람도 없었다. 올해 초 곽씨와 수차례 골프를 쳤다는 건설업자 이모씨는 “지난해 일 때문에 다시 논란에 휘말리기 싫어 미리 어디론가 떠난 것 같다”고 말했다.
곽씨가 박 전 회장과 함께 이곳을 드나든 것은 박 전 회장이 지난해 11월 병보석 결정을 받은 뒤였다고 한다. 앞서 법원이 이광재 지사 등의 해당 혐의에 무죄로 판단한 뒤 “곽씨가 전달하기로 부탁받은 돈을 자신이 챙기는 ‘배달 사고’를 낸 것 아니냐”는 등의 추측이 나왔다. 그런데도 곽씨와 박 전 회장이 친분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점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지난 5월 말 박 전 회장은 이 식당에서 다른 손님들에게 거리낌 없이 인사도 했다. 당시 손님으로 들렀다 박 전 회장과 대화를 나눴다는 한 주민은 “‘어디서 많이 봤다’고 했더니 맞혀 보라고 했다. 그래서 ‘혹시 박연차 회장님 아니세요’라고 하니까 기분이 좋았는지 웃었다”고 전했다. 당시 박 전 회장은 윗옷을 걷어 올려 멍자국을 보여주면서 “이게 교도소에서 고문당해 생긴 겁니다. 아주 죽을 뻔했어요”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곽씨는 과연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한 지인이 알려준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전화를 잘못 거신 것 같네요”라고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용인=최선욱 기자
원본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347/4391347.html?ctg=1200&cloc=home|showcase|main
경기도 용인시 고기리유원지. 곽현규(61)씨의 행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인근 식당 주인은 이렇게 답했다. 곽씨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핵심 증인으로 채택된 인물이다. 기자가 곽씨를 찾아나선 것은 개각 명단이 발표된 지난 8일부터였다. 곽씨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부탁을 받고 2007년 4월 뉴욕을 방문한 김태호 당시 경남도지사에게 수만 달러를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광재 강원도지사와 서갑원 민주당 의원도 그를 통해 박 전 회장으로부터 2만달러씩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지만 1·2심 법원은 이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도 지난 1월 “곽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김 후보자에 대한 내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이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기자는 곽씨의 미국 한인식당이 있는 뉴욕 현지의 교민들을 상대로 수소문한 끝에 ‘곽 사장이 용인에서 음식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곽씨의 음식점이 어디인지를 찾아내는 데 꼬박 이틀이 걸렸다. 그의 음식점은 고기리유원지에 있는 한식당 ‘산천’이었다.
지난 10일 오후 기자가 ‘산천’에 도착했을 때 식당엔 인기척이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식당 문 앞에 섰다. 유리문 안으로 누군가 보였다. 문을 두드리자 콧수염을 기른 남자가 나왔다. 그는 “지난 봄 곽 사장이 식당 영업을 그만두고 새 임차인을 구한 상태”라고 했다.
“ 곽 사장님은 해외로 나간 걸로 아는데….”
곽씨의 연락처를 물었지만 그는 “사장님 들르시면 말씀 전하겠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그후 며칠간 인근 주민·상인들을 취재한 결과 곽씨가 이 식당을 차린 것은 지난해 6월이었다. 10대 때 미국으로 건너가 식당업으로 자수성가한 그는 약 4년 전 이곳에 집을 구한 뒤 한국에 오면 이곳 주민들과 어울렸다. 지역 상인들은 “지난해 식당을 열었지만 관리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문을 닫았다”며 “하지만 최근까지도 자주 이곳을 찾았는데, 열흘 넘게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곽씨가 ‘산천’에서 약 2㎞ 떨어진 D한정식집에 자주 들른다는 소문을 듣고 그곳을 찾았다. 종업원에게 “곽현규 사장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아~ 네. 박연차 회장님하고 오시는 그분이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곽씨는 개각 발표 전날인 7일 저녁 이곳을 찾은 뒤 다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후 그를 본 사람도, 그의 소식을 들은 사람도 없었다. 올해 초 곽씨와 수차례 골프를 쳤다는 건설업자 이모씨는 “지난해 일 때문에 다시 논란에 휘말리기 싫어 미리 어디론가 떠난 것 같다”고 말했다.
곽씨가 박 전 회장과 함께 이곳을 드나든 것은 박 전 회장이 지난해 11월 병보석 결정을 받은 뒤였다고 한다. 앞서 법원이 이광재 지사 등의 해당 혐의에 무죄로 판단한 뒤 “곽씨가 전달하기로 부탁받은 돈을 자신이 챙기는 ‘배달 사고’를 낸 것 아니냐”는 등의 추측이 나왔다. 그런데도 곽씨와 박 전 회장이 친분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점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지난 5월 말 박 전 회장은 이 식당에서 다른 손님들에게 거리낌 없이 인사도 했다. 당시 손님으로 들렀다 박 전 회장과 대화를 나눴다는 한 주민은 “‘어디서 많이 봤다’고 했더니 맞혀 보라고 했다. 그래서 ‘혹시 박연차 회장님 아니세요’라고 하니까 기분이 좋았는지 웃었다”고 전했다. 당시 박 전 회장은 윗옷을 걷어 올려 멍자국을 보여주면서 “이게 교도소에서 고문당해 생긴 겁니다. 아주 죽을 뻔했어요”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곽씨는 과연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한 지인이 알려준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전화를 잘못 거신 것 같네요”라고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용인=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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