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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친인척 관련서류

노태우 재산싸움 - '추징금 다 내고 국립묘지 가겠다'

노태우 재산싸움 판결문 원문공개 : 서울고법 2009나24769  http://andocu.tistory.com/1095

“노 전 대통령은 남은 추징금을 다 내고 싶어한다. 본인과 가족 모두 사후 국립묘지에 안장되기를 원하고 있다.”

동생 재우씨를 상대로 재산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는 노태우(78)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한 주변 인사는 노 전 대통령이 세간의 이목을 무릅쓰고 동생과 재산 다툼을 벌이는 이유가 추징금 정리에 있다고 밝혔다.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이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수 있는 추징금 문제를 생전에 깨끗하게 정리하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영예롭게 국립묘지에 안장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문출처 조선일보 보기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동생 재우씨의 아들 호준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오로라씨에스’의 실질적 1인 주주가 자신이라고 주장하며 호준씨가 110억원 상당의 회사 소유 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해 손해를 끼친 것을 문제삼아 28억9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오로라씨에스는 노 전 대통령이 재우씨에게 건네준 120억원의 비자금을 바탕으로 설립된 냉동창고업체로, 2004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호준씨가 이 회사 소유 부동산을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또 다른 회사에 매도해 분쟁의 불씨가 됐다. 이 소송을 담당한 1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을 오로라씨에스의 실질 주주로 볼 수 없어 소송을 낼 지위에 있지 않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지만 지난 2월 5일 열린 2심(서울고법 민사 18부)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회사 주식 50%의 실질 주주”라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심 재판부의 판단대로라면 노 전 대통령은 이 회사 소유권의 절반이 인정되는 셈이어서 추징금 추가 납부가 가능해진다. 노 전 대통령은 비자금 사건으로 인한 추징금 2629억원 중 289억원을 내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몇 년간 희귀성 신경질환을 앓아 왔다. 신체 평형감각을 유지하는 소뇌가 점점 축소되는 병으로 현재 평형감각과 언어기능을 상실해 걷는 것도 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생존한 전직 대통령 중 유일하게 불참한 노 전 대통령은 병세가 악화돼 서울대병원에 몇 차례 긴급 입원한 적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할 경우 원칙상 국립묘지에 안장돼야 한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이나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은 유족이 원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곤 국립서울현충원 또는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대상자이다.

하지만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걸림돌이 있다.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3항 3조에 ‘안장 대상자임에도 수형 사실이 있다면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12·12사건과 5·18 사건에서 내란음모 혐의 등이 인정돼 1995년 11월부터 2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물론 이 수형 기록을 적용해 노 전 대통령을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무조건 제외할 수도 없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7년 12월 특별사면을 받고 복권됐기 때문이다.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도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으면 이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형 집행이 종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면 다시 국가유공자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사면복권이 된 점을 감안해도 논란은 남는다. 아직까지 효력이 살아있는 추징금 판결을 실형 선고의 연장으로 볼 것이냐는 문제가 남기 때문이다. 추징금을 실형으로 보면 아직도 노 전 대통령의 수형 기록은 남아 있는 셈이다. 국립묘지 안장 대상자를 심사하는 국가보훈처 국립묘지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할 경우 국립묘지 안장 대상인지 아닌지 우리로서는 판단할 권한이 없다”며 “규정이 애매모호해 법무부나 더 높은 곳에서 결정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정장열 차장 jr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