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82) 전 대통령 차남 재용(49)씨가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해외로 도피시킨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검찰은 장남 재국(54)씨가 2004년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비자금을 숨겼다는 의혹도 조사 중이다. 두 형제가 모두 비자금을 해외에 은닉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원본출처 http://joongang.joins.com/article/aid/2013/08/01/11823561.html?cloc=olink|article|default
3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미납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은 재용씨가 2002~2003년 자신이 대표로 있던 데이터베이스 보안업체 웨어밸리의 미국법인에 미화 20만 달러 이상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돈은 2004년 재용씨의 조세포탈 수사 당시 발견된 비자금 채권 167억500만원의 일부로 검찰은 보고 있다. 앞서 재용씨는 2001년 자신이 대표로 있던 부동산관리업체 비엘에셋을 통해 웨어밸리에 15억원을 투자한 상태였다. 2002년 친구 류모(49)씨와 웨어밸리의 공동대표가 된 그는 이듬해 회사를 류씨에게 맡기고 돌연 미국 현지법인 대표이사를 맡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던 웨어밸리 미국법인은 사실상 ‘유령회사’였으며 2005년 자진 폐업했다.
검찰은 또 재용씨가 2001년 비자금 채권을 팔아 구입한 50억원대 기업어음과 차명계좌에 넣어뒀다가 인출한 8억여원 가운데 일부도 웨어밸리 미국법인에 흘러들어간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관세청 등과 공조해 해외로 유출된 재산이 아직 남아있는지, 환수 가능한지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환수팀은 최근 류씨를 소환해 미국 현지법인 송금 과정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씨는 2001년 재용씨가 비자금 채권 25억7000만원으로 서울 이태원동 고급 빌라 세 채를 구입할 때 자신의 아버지 명의를 빌려준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전씨 일가의 ‘비자금 관리회사’로 의심받는 부동산 관리업체 비엘에셋의 등기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검찰은 또 지난달 29일 서울 상암동과 서초동의 웨어밸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자료와 입출금 내역 등을 토대로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재용씨가 사돈 이희상(68) 동아원 회장에게 송금한 20억원대 비자금 채권의 행방도 쫓고 있다.
검찰은 이달 초 압류한 재용씨 소유의 빌라에 대한 환수절차에 들어갔다. 환수팀은 재용씨가 지난달 매각한 빌라 두 채의 매각자금 환수작업과 함께 현재 재용씨가 거주 중인 빌라에 대해서도 공매 절차를 밟는 것을 검토 중이다.
앞서 재용씨의 형 재국씨는 2004년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드러났었다. 재국씨는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170만 달러를 예치했다가 수년에 걸쳐 홍콩으로 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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